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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은행'에 거는 기대
2014년 07월 21일 (월) 박광필 조각가 wonjutoday@hanmail.net
   

최근 미술계에 새롭고 의미로운 일이 하나 생겼다. 원주시가 미술은행(ART BANK)이라는 제도를 도입 시행함으로서 낙후되고 침체된 지역 미술계 발전의 신선한 동기 부여를 한 것이다.

원주시는 지역 미술인들의 창작 의욕을 북돋우면서 동시에 시민들의 미술 감상 기회를 확대하고, 나아가 지역의 미술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목적으로 기초자치단체로는 전국 최초로 미술은행이라는 제도를 과감하게 도입하였다.

시는 올해 처음으로 2천만 원의 예산을 확보하고 원주미술협회를 운영주체로 하여, 원주 출신이거나 원주에 거주하는 역량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선별, 20여점을 1년간 임대받아 우선 지역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임대사업을 추진하고 점차 지역의 기업으로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한다.

'미술은행'이란 공공기관이 공공 예산으로 미술품을 구입한 뒤 정부 기관 혹은 지방자치단체 등에 전시하거나 빌려주는 제도로써 다른 말로는 '예술은행'이라고도 하는데 최초로 1934년 영국에서 영국공영컬렉션(BTC)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었다.

프랑스는 1976년 국립현대미술기금(Fnac)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었으며 이후 독일의 국제교류처(IFA)와 캐나다의 캐나다공영미술은행(CCAB) 등이 자국의 미술 대중화와 미술시장 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이 제도를 시행하여 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I.M.F 이후 침체된 미술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작가들의 창작의욕을 높이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를 주관기관으로 2005년 3월부터 이 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주관단체인 문화체육관광부는 그 해 예산 25억원을 확보하고 국립현대미술관에 운영을 위임하여, 3년 이상 작품 활동을 하고 개인전 1회 이상 또는 그룹전 4회 이상의 경력을 가진 40세 미만 작가들의 작품을 300여점 구입하여 이들 작품을 공공기관 및 지역 문화예술기관, 기업 등에 대여·전시하도록 한 것이 처음이었다. 광역자치단체로는 같은 해 인천문화재단의 '인천미술활성화기획지원' 사업과 2006년 전남문화예술재단의 '남도예술은행'이라는 이름으로 미술은행이 설립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열악할 수밖에 없는 기초자치단체인 원주시에서 힘들게 시행하는 이 제도에 대해 박수를 보낸다. 물론 보통의 미술은행처럼 공공기관이 작가에게서 작품을 영구 구매하고 이것을 관공서나 지역의 기업체에게 임대하는 형식이 아니라, 원주시가 작가에게서 작품을 임대를 한 후 공공기관에 1년간 걸어준다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말이다.

1년 동안의 작품임대료로 과연 작가의 창작의욕을 얼마나 불태울 수 있을지도 궁금하거니와 작품의 파손이나 도난에 대한 보험문제, 공정한 심사에 따른 작품의 선별 등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지만 이는 제도를 운영하면서 하나씩 풀어가야 할 모두의 과제일 것이다.

또 원주문화재단으로부터 창작지원기금을 지원받는 자나 단체에게서 작품을 한 점씩 기증 받거나 필요한 경우 일정 작품을 매입하는 방법을 병행하면서 예산의 규모를 늘려나가, 작품을 완전 구입 후 대여·전시를 시행하는 진정한 의미의 '미술은행'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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