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꽃은 100년에 한 번 꽃이 핀다"고 할 정도로 희귀하다. 원산지인 남미의 아열대 기후에서는 흔히 볼 수 있지만 한국에선 좀처럼 발견하기 힘들어 '행운'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역 내 곳곳에서 고구마꽃이 쉽게 발견되고 있다.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다. 농가들 사이에서는 고구마꽃이 피어 행운이 깃들 것이라고 기뻐하고 있지만, 사실 고온을 동반한 이상기후가 만들어낸 현상이기 때문.

몇 달째 이어진 가뭄과 30도를 웃도는 고온의 영향을 받았고, 이 때문에 고구마꽃을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땅 속에 수분이 부족해 뿌리로 가야할 영양분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면서 번식을 위해 꽃이 피어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결국 꽃이 영양분을 빼앗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고구마 작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지정면 주민 A 씨는 "꽃이 피어서 좋아했는데 따지고 보니 고구마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 유독 날씨가 가물어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