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서 여름철 대표음식은 막국수이다. 막국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시원한 메밀면이다. 메밀은 찬 성분을 가지고 있어 연일 30℃를 넘는 요즘 제격이다.

맛있는 막국수의 관건은 메밀 함량. 메밀 함량을 늘리기 위해 많은 막국수 식당이 애를 쓰고 있지만, 메밀 함량과 면의 탄성은 서로 반비례하기 때문에 식감을 위해서는 함량을 줄여야 하고, 함량을 늘리면 퍽퍽한 막국수를 수저로 떠먹어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무실동에서 11년째 막국수 식당을 운영하는 '강원도막국수(대표: 김순희)'에서는 탄력있는 100% 메밀 막국수를 맛볼 수 있다.

김순희 대표는 "많은 손님들이 막국수를 먹어보곤 100% 메밀면이 아니라고 말한다"며 "그래서 한가한 시간엔 직접 메밀을 갈아서 반죽한 뒤 면을 삶는 등 막국수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가게를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100% 메밀이 아니면 1억원을 배상한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다.

김 대표의 막국수 경력은 무려 27년. 처음부터 100% 메밀면을 뽑아낸 건 아니다. 김 대표는 "15년간 시행착오를 겪었고, 지금과 같은 메밀면을 만든 건 2년이 채 안됐다"고 전했다. 비법은 바로 분도. 메밀을 갈아내는 정도에 그 비법이 있다는 것.

김 대표는 "메밀을 도정하고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입자판을 주문제작해 분도를 실험했다"면서 "주문제작도 대량으로 해야 했고, 단번에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었기에 지속적으로 도전했다"고 말했다. 오랜 노력 끝에 최적의 분도와 물의 배합으로 지금의 막국수를 만들게 됐다.

김 대표는 그동안의 노력으로 더 탄성있는 순 메밀면을 만들 수도 있지만, 손님들 의심이 깊어질까봐 탄성도를 조정했다고 귀띔했다.

100% 메밀면도 놀랍지만 여기에 일반메밀보다 루틴 성분이 80배 이상 함유된 쓴메밀(타타리메밀)을 배합한다. 루틴은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성분으로 뇌출혈과 방사선장애, 출혈성 질병 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순 메밀면에 쓴메밀까지 더하면 가격대가 껑충 뛰어야 하지만 메밀을 직접 갈아 쓰기 때문에 단가를 조정할 수 있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강원도막국수의 자랑은 순메밀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김 대표는 "손님의 건강까지 생각하고 만들었다"고 자신했다. 인근 정육점에서 나오는 사골을 독점할 만큼 많은 양의 사골을 우려내고, 북어와 각종 한약재 등을 각각 다린 뒤 적정량을 배합해 육수를 만든다.

과일을 넣은 동치미와 사골국물이 기본인 물막국수는 감칠맛과 시원한 목넘김은 기본이고 달달하면서 고소하다. 비빔막국수는 적당히 달콤하면서 깔끔한 매운맛이 특징이다. 메밀이 갖고 있는 독소를 중화시키기 위해 소스에는 그에 걸맞는 채소로 갈아 배합했다.

물막국수와 비빔막국수 가격은 각각 6천500원이며, 곱빼기는 8천원이다. 김 대표의 친정인 영월에서 공수해온 메밀전병(6천500원)과 메밀왕만두(6천원)도 별미다. 좌석은 80석이며, 오전 11시부터 밤9시까지 문을 연다. 여름철에는 쉬는 날이 없다.

▷문의: 744-0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