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와 기업도시 유치, 강원도의 새로운 중심으로 변해가는 원주의 성장이 바삐 진행되고 있다.

내 고향 원주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 반가운 마음이 들면서도, 70~80년대 개발의 시대를 거치면서 한국사회에 남은 상처가 반영되지 않았으면 하는 걱정을 가져본다.

그동안 몰랐지만 지속가능한 발전을 꿈꾸는 사람들이 주춧돌을 놓고 다져온, 세계가 주목하는 협동조합의 도시가 바로 우리 '원주'라는 것에 큰 용기를 얻는다.

도시와 농촌이 함께 공존하는 우리나라의 로컬푸드 운동이 이곳 원주에서 태어나고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아이들에게 안전한 지역 먹거리를 공급하는 전국 최초의 로컬푸드센터인 원주푸드종합센터가 운영을 시작한 것도 참 의미 있는 일이다.

살고 싶은 고향, 앞으로도 영원히 그대로 살기 좋은 곳으로 남아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작했던 흥업면소재지종합정비사업도 어느덧 그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도농복합도시 원주의 작은 농촌 흥업에 새로운 활력이 되고자 진행했던 주민들의 노력으로 흥업이 바뀌고 있다.

주민참여에 의한 상향식 마을개발사업인 면소재지종합정비사업은 면소재지의 서비스 기능을 향상하는데 그 목적이 있고 기초생활기반 확충, 경관개선, 지역역량강화 사업으로 진행이 되는데 흥업면에서는 매지천정비, 권역센터건립, 등산로정비, 소류지 정비 및 생활체육시설 확충, 가로간판 정비, 사거리 정비사업과 교육, 홍보마케팅, 정보화 분야의 지역역량강화 사업이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되어 올해 준공을 앞두고 있다.

밤골과 무수막의 소류지가 생활체육공원으로 탈바꿈했으며, 매지천에 예쁜 산책로가 들어서고, 유실수를 심었으며, 청년들을 위한 족구장과 어르신들을 위한 게이트볼장도 자리를 잡았다.

현재 추진 중인 사업으로는 등산로 정비와 간판정비, 흥업사거리정비사업이 있으며, 매지천에 예쁜 출렁다리도 계획하고 겨울철에는 민속 썰매장이 개장된다. 아울러 흥업면사무소 한 쪽에 흥업면의 새로운 문화와 교류의 거점이 될 권역센터도 완공을 앞두고 있어 올해 혹은 내년 초가 되면 지난 5년간 주민들의 땀과 정성이 어린 흥업면소재지종합정비사업이 완료된다.

흥업면소재지종합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가장 많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던 분야는 갈등 발생과 그에 대한 조정과 관리다. 한정된 예산, 다수의 민원과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정해진 틀 안에서 다루다보니, 오해와 편견도 많았다.

도로를 닦고, 산길을 내고, 건물을 짓고 하는 일련의 공동사업이 어느 동네, 누구, 특정집단에게는 이득이 될 수도 있고, 피해가 될 수 있다보니 진행하는 속도는 너무나 느려졌다. 그래도 꿋꿋하게 사업의 마지막을 지켜내고 있는 것은 이 사업이 갖는 공익적인 가치를 허물지 않고 지켜왔던 것에 있다.

사업신청을 하고 유치까지 신경을 써 온 흥업1·2·3리와 매지1리 리더들은 욕심을 부리지 않았고, 추진위원들은 흥업면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개발의 탐욕에 유혹되지 않고 지속가능한 마을 만들기를 추구했기 때문이다.

흥업면은 농촌지역인 동시에 3개의 대학을 기반으로 하는 마을이다. 연세대와 한라대, 강릉원주대 캠퍼스가 위치해 있어 주민과 학생, 대학구성원이 공존해온 명실상부한 '대학마을'이기도 하다. 이번 사업을 추진해오면서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여온 분야가 '대학과 마을의 상생'이었다.

그래서 대학과 함께 축제를 기획하고, 정기적인 교류를 통해 흥업의 새로운 브랜드를 '학촌마을'로 탄생시키기도 했다.

처음에는 수천의 구성원을 기반으로 한 거대한 공동체 대학이 지역에 통 크게 투자하고, 기여하면서 도움 주기를 바란 적도 있지만, 같이 축제를 만들고, 교류하는 과정에서 대학이 그동안 곳곳에서 지역과 협력하고 지역에 손을 내밀어 왔고, 얼마나 지역과 함께 하는지도 알게 됐다.

이제는 경쟁으로 내몰려 험난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지방대학이 맞고 있는 어려움을 함께하고, 지역이 대학에 어떤 방법으로 기여해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편의성 제공으로 지역소비가 창출되고, 흥업 경제도 활성화되는 아름다운 상생이 시작돼야 할 것이다. 대학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말이다.

이번 사업 중 가장 많은 예산이 투여되는 '권역센터', 아직 이름은 정하지 않았지만 지난 5년간 이곳을 주민자치와 교류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갈고 닦은 재능과 상상력을 발휘했다. 이 사업은 올해나 내년 초에 완료되지만, 우리 손으로 만들어 낼 흥업의 지속가능한 꿈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주민을 위한 건강관리실, 정보화실이 개방되며, 대학의 재능기부로 정보화 교육이 운영되고, 문화 복지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무엇보다 재미있게 어울리며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교류의 공간이 새롭게 자리잡게 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