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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생각하는 '삼삼한 토요장터'
2014년 07월 07일 (월) 김현주 원주시청소년수련관장 wonjutoday@hanmail.net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하는 토요일 오후, 무실동 한지테마파크 주변엔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세번째 열리는 원주시민녹색장터 '삼삼한 토요일'에 고사리 손으로 책과 장난감을 챙겨온 초등 아이들부터 노모와 함께 옷가지와 가방과 신발을 가지고 나온 장애여성 그리고 청년들이 모인 '원주! 청춘 놀이터'라는 청년들의 모임, 무실초등학교의 동아리까지….

'삼삼한 토요일'은 나에게 쓸모 없어지거나 안 쓰는 물건이 '상품'이 되어 누군가에겐 행운의 물건이 된다. 비로 인해 참가자 일부는 한지테마파크 1층 로비를 이용해 장을 펼쳤다.

돗자리에 책과 작아진 옷 그리고 장난감을 펼쳐놓고 가게이름도 짓고, 사람들에게 자신의 물건을 홍보하고 흥정하며 팔아본 경험은 실물경제를 배우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처음엔 다가간 손님에게 값이 얼마인지를 전달하기 어려워하던 아이들도 시간이 지나자 "고무딱지 2개 500원이요~" 큰소리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도 하고, 나중엔 손님을 찾아다니며 거래를 트기도 한다.

또 물건을 사고 팔기만 하는 곳이 아니라, 재능을 가진 동아리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공연과 문화 나눔이 펼쳐지고, 다양한 공익캠페인과 청소년들의 직업체험의 장으로, 환경과 경제를 생각하는 배움터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원주시민 녹색장터는 지난 4월부터 시작되어 매주 세번째 주 토요일에 진행된다. 셋째주 토요일 3시부터 3시간동안 지구를 생각하는 녹색소비문화를 만들어가고자 '삼삼한 토요일'이란 별칭을 붙였고 원주투데이와 원주교육지원청이 주최하고 그 뜻에 동의하는 단체들이 함께 운영하고 있다.

처음엔 뜻은 있으나 행사를 추진할 예산이 없는 상태였으나, 논의를 하던 중, 원주시청소년수련관이 강원도청소년우수프로그램 공모에 선정돼 소박하게라도 현수막을 걸고 천막을 설치하는 수준에서 판을 벌이게 되었다.

녹색장터의 취지에 동의하는 지역인사들이 첫 개장일 경매코너에 다양한 물품을 내어 놓아 44만원의 녹색기금이 조성됐고, 매달 참가자들이 기부하는 수익금의 10%를 기금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녹색기금은 앞으로 녹색장터의 지속적인 운영에 절반을 사용하고, 남은 절반은 운영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기금으로 연말에 사용할 계획이다.

1997년 1월 자원봉사활동을 하려는 청소년들과 함께 낡은 가구에 초록색 페인트를 칠하고, 주변에서 후원해주는 물건을 전시해, 청소년수련관 3층에 '원주녹색가게'를 개장하였다.

IMF로 경제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상설재활용매장으로 시민들에게 환경의식을 키우고, 버려지던 물건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공간으로 '집에서는 애물단지, 녹색가게에선 꿀단지'란 대표 슬로건을 걸고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로 운영되었다.

특히 해마다 2월에 진행되던 '교복물려주기'를 통해 청소년들에게도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와 알뜰한 소비문화를 확대해 왔다. 녹색가게에 엄마 등에 업혀 왔던 아기가 대학생 자원봉사자로 다시 찾아올 만큼의 긴 시간을 운영해왔다.

물건을 정리해와, 가족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바꾸어 가며, 녹색가게에서 맘에 꼭 드는 물건을 찾게 되면, '단 돈 천원으로 보물을 얻은 기분'이라고 행복해하는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이런 녹색가게의 착한소비의 마음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집집마다 잠자고 있는 쓸만한 물건에 생명을 불어넣어 그 가치가 빛나길 바라는 뜻이 시민이 스스로 참여하고 물건을 나누는 녹색장터로 확대된 것이다.

물건 하나를 살 때에도 윤리와 가치가 있다. '누가 무엇으로 어떤 가치를 담아 만들었는지?' '물건의 생산과정에서 환경 부담을 많이 주지 않았는지?' '제조자의 건강을 해치지 않았는지?' '노동의 정당한 댓가를 지불한 것인지?' 여러가지의 판단기준을 고려해야할 것이다.

"물건의 가격과 제품의 질을 판단하고 선택하기도 어려운데 뭘 그리 복잡하게 고려해야할 것이 많냐?"고 따지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지혜로운 소비자들의 꼼꼼한 선택은 돈과 이윤만이 우선하는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비싼 새 상품만이 가치 있다고 느끼고 유행을 따르는 쇼핑보다 녹색장터에서 누군가의 삶과 시간이 담겨있는 중고물품을 만나면 기꺼이 쓸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앞으로 시민 누구나 가족들과 부담없이 나와, 지역의 문화를 즐기고, 정겨운 이웃을 만나며 알뜰한 장보기의 행복을 나누는 터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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