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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도시 비웃는 백운아트홀
2014년 07월 07일 (월) 권영문 전 언론인 wonjutoday@hanmail.net
   

원주시는 2008년 12월 1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안전도시 공인센터로부터 '국제 안전도시' 공인을 받고 이듬해 4월 20일 백운아트홀에서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뻑적지근하게 선포식을 가졌다.

그런데 WHO 공인은 원주시가 안전도시가 됐다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안전의식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도시"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계획을 수립해서 안전도시를 만들도록 노력하라는 의미이다. 의도적으로 안전을 소홀히 할 시·군은 없을 터이니 남들보다 좀 더 신경을 쓰라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 같은 사실을 잘 모르는 시민들은 원주시가 각종 재해나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도시가 된 것처럼 잘못 아는 경우가 많다. 당시 원주시는 WHO공인이 도내 처음이며 전국적으로는 4번째라면서 공인받은 순서가 무슨 대수인 것처럼 자랑했다.

원주시는 치악예술관의 객석(650석)수가 적다는 이유로 현 신청사내에 1천석 규모의 백운아트홀을 부속 건물로 함께 건립했다. 현재 이들 두 공연장은 시립교향악단 연주회 등 각종 공연과 앞서 언급한 안전도시 선포식 같은 행사에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백운아트홀은 좌석 수는 많지만 매우 불편하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공연장은 규모에 걸 맞는 로비공간이 필요한데 1층(678석)에 로비가 있기는 하지만 객석 수에 비해 휴식시간에 잠시 서있거나 앉을 자리가 마땅치 않을 정도로 비좁다.

치악예술관의 넉넉한 로비공간과는 비교도 안 된다. 그나마 2층(284석)에는 아예 로비가 없다. 1천석 규모 공연장이지만 사실상 로비공간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아트(예술)"란 이름이 창피스럽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것은 안전상의 문제다. 1층과 2층 사이 연결계단은 1개뿐 인데 1, 2층 층간 사이가 높아 왠지 불안한 구조이다. 특히 비상탈출구 문제가 심각하다. 시청직원들에 따르면 백운아트홀 1, 2층에는 각각 본청사로 통하는 통로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통로가 있다는 것을 잘 모른다. 가끔 공연관람을 가보지만 필자도 본 일이 없다. 시청직원 전용 통로이어서 그런지 안내 표지도 없고 외부행사 때는 문을 걸어 잠그는 것 같다. 이 때문에 대부분 백운아트홀 공연이 야간에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상사태 돌발 시 1천명이 탈출할 통로는 사실상 1층 출입문 하나뿐이다.

안전이 고려되지 않은 건축물이다. 단층 건물 치악예술관에 출입통로가 3개나 있는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위험한 건물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원주시는 2004년 10월 무실동 신청사를 착공한 이듬해인 2005년 10월 4천100만원을 들여 아주대학교 지역사회안전증진연구소에 용역을 발주하면서 안전도시 공인사업을 시작했다. 신청사 착공보다 1년 늦게 시작했지만 신청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에 있었고 백운아트홀은 중간에 추가설계로 건립한 것임으로 이때 안전도시에 걸맞게 안전을 고려해서 지었어야 했다.

그러나 앞서 지적한대로 안전도시 공인을 추진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시민의 안전은 외면했다. 그 결과는 행사도중 비상사태 발생 시 어떤 끔찍한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위험을 시민에게 안겨 주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백운아트홀이 가지고 있는 불안한 진실이다.

백운아트홀을 보면 원주시가 국제안전도시를 거명하는 것조차 비웃음의 대상이 되기 쉽다. 다른 곳도 아닌 수백 명의 시청공무원들이 근무하는 부속건물이 그 모양인데 어떻게 시민에게 안전도시를 말할 수 있는가?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문제가 전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6월 29일 아침 KBS-TV대담에서 예술의 전당을 설계하는 등 건축 및 도시계획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이름 있는 국가건축정책위원회 김석철(金錫澈) 위원장은 "좋은 건축의 마지막 조건은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안전도시가 아니라도 사람이 사용하는 건축물은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백운아트홀을 거울삼아 앞으로 안전도시 건설은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 아주 작은 것부터 정말로 시민의 안전을 위해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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