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의 쉼터인 행구동 수변공원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나는 행구동에 사는 평범한 시민이다. 오늘 나는 시민들의 부끄러운 모습에 섭섭함을 감추지 못해 몇가지 부탁의 말을 건네고 싶다.

얼마 전 주말을 맞아 행구동에 새로 생긴 수변공원에 놀러간 적이 있다. 일에 쫒기고 생활에 여유가 없다보니 집과 얼마 되지도 않은 거리에 좋은 공원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도 찾아가지 못했었다.

들뜬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던 그날 나는 공원에서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탁 트인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데크, 푸르른 잔디, 기후를 테마로 한다는 건물들이 눈길을 사로 잡았다.

그러나 공원에서 웃고 떠들고 즐기는 수많은 사람들 중 일부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잔디밭에 돗자리 깔고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가족들, 하지만 주변에는 온갖 쓰레기가 널려 있었다. 수영장 주변도 마찬가지였다. 만원사례를 빚은 화장실은 사용하기에 꺼림직 할 정도로 더럽혀져 있었다.

또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는데도 귀퉁이에 서서 버젓이 담배를 피우는 어른들…. 삶의 여유를 찾기 위해 공원을 찾았지만, 천태만상 행태에 불쾌감만 느끼고 왔다.

지난 주말 친구들과 함께 더위를 식힐 겸 간현관광지로 나들이를 갔을 때도 상황은 똑같았다.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선 텐트들과 걸판지게 술판이 벌어진 식당가 주변은 물론 강변에도 쓰레기가 널려 있었다.

손 씻으려고 찾아간 개수대에는 온갖 음식물찌꺼기가 가득 차 있고 악취가 진동했다. 밀려드는 차량들로 정체가 되자 여기저기 울려퍼지는 경적 소리에 귀가 따가울 지경이었다.

공원, 유원지 등 시민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은 개인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시민 모두가 삶의 안정을 찾고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일부 비양심적인 시민들로 인해 더럽혀지고 있고, 누군가의 낭만을 깨트리고 있다.

과연 원주시는 건강한가. 시민들은 올바른 양심을 가지고 있는가. 개인의 잘못된 행동이 타인을 불편하게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가.

나는 이곳 원주가 좋다. 깨끗한 자연환경과 구석구석 숨어있는 아름다운 명소를 가지고 있고, 서울처럼 복잡하지 않고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기에 적합한 도시다.

그러나 우리의 양심이 어느 정도인지 한 번 되짚어 봤으면 좋겠다. 이곳 원주는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가 모두 노력해야 한다. 더불어 사는 도시, 모두가 행복한 도시 원주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