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치악산국립공원의 외곽 경계 부근을 잇는 '치악산 둘레길'을 장기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치악산국립공원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생태적 가치를 관광과 접목시키고 숨겨진 옛길들을 이어 원주를 대표하는 명품길로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다.

원주시가 구상 중인 치악산 둘레길은 총 연장 70㎞(예상 거리) 정도이며, 소초면, 신림면, 행구동, 관설동과 더불어 횡성군 강림면 일대까지 포함한 국립공원 경계지역에 해당된다. 행구사찰길, 싸리치옛길, 성황림길, 금대마을길, 반곡마을길, 소초마을길, 태종대 일대 등 구간마다 테마를 정해 둘레길을 개설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원주시는 이중 1단계 사업으로 행구동 국형사에서 시작해 수레너미를 지나 태종대로 이어지는 5개 코스로 이뤄진 약 33.8㎞ 구간을 선순위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국립공원 정규 탐방로로 미지정된 구룡야영장부터 흥양리 제일참숯 4.5㎞ 구간을 개설해 교두보를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치악산 비탈길'로 명시된 이 길은 과거 지역주민들이 학교를 가거나 장을 보러 가던 옛길로, 지난 2012년 소초면번영회가 주최한 '치악산 비탈길 걷기대회'가 진행되면서 세간에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탐방로로 지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행사가 추진돼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원주시는 숨겨진 옛길을 복원하고 관광화 하는 차원에서 지난해부터 탐방로 지정을 위한 작업에 착수해 지난 6월 초순에는 환경부에 심의를 요청했다.

지난 19일에는 심의를 위해서 국립공원위원회 심의위원, 환경부 관계자 등이 현지실사에 나서기도 했다. 원주시에 따르면 다음달쯤 최종 심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귀추가 주목된다. 원주시 관계자는 "치악산 비탈길이 탐방로로 지정되면 치악산 둘레길 조성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며 "좋은 결과가 돌아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악산 둘레길 조성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선 국립공원은 물론 횡성군의 협조도 필요한 상황이다. 둘레길을 조성하면서 국립공원 경계를 넘어서는 구간이 발생할 수 있으며, 태종대 일대는 횡성군 강림면에 위치해 있어 협력해야할 부분이 많다.

원주시 관계자는 "지역을 대표하는 치악산에 명품 둘레길이 조성되면 국립공원의 경쟁력이 향상돼 관광객 유치는 물론 지역주민의 삶의 질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며 "상생 발전 차원에서 관계기관들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치악산국립공원 관계자는 "원주시가 추진하는 치악산 둘레길 사업으로 치악산의 가치가 재조명 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원주시는 치악산 둘레길 설계용역을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추경에 사업비가 반영돼 용역이 시행된다면 치악산 둘레길의 구체적인 밑그림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