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원창묵 시장은 민선5기를 시작하며 처음으로 주재한 확대간부회의에서 행사 초청장이 본인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간부 공무원들이 차단할 것을 지시했다.

행사 참석을 자제하겠다는 의미로, 시장을 대신해 간부 공무원들이 행사에 참석할 것을 주문했다. 대신 원 시장은 원주발전을 위한 구상에 몰두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민선5기 하반기로 접어들며 이같은 의지는 퇴색됐다. 원 시장 스스로 대표적인 시간낭비 사례로 꼽았던 경로당 준공식까지 촘촘하게 챙겼다.

소통하는 열린 시장이 되겠다는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추진했던 '찾아가는 시장실'과 '열린 시장실'도 하반기 이후 중단됐다.

찾아가는 시장실은 '탁상머리 행정'에서 빚어질 수 있는 행정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원 시장이 매주 수요일 현장을 직접 방문해 생생한 목소리를 경청했으며, 간부 공무원들도 주기적으로 현장을 방문하도록 지시했다. 열린 시장실은 매주 금요일 오후2시 시장 집무실이나 투자상담실에서 원 시장이 민원인을 직접 응대하는 시간으로 운영했다.

찾아가는 시장실과 열린 시장실이 중단된 이유에 대해 원주시는 민원이 줄어 따로 운영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그간에도 민원은 계속됐다는 점에서 원 시장의 의지가 퇴색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첫 비관료 출신의 단체장답게 원 시장은 민선5기 첫 행보에서 각종 파격을 선보였다. "모두가 예라고 할 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있는 공무원이 돼 달라"는 원 시장의 주문도 같은 맥락이었다.

그러나 민선5기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행사장 참석이 잦아지고, 찾아가는·열린 시장실 운영이 중단되자 관료문화에 원 시장이 동화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다음달 1일 시작되는 민선6기는 민선5기를 시작할 당시의 마음으로 새 출발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지는 이유이다.

특히 간부 공무원들의 역할 강화를 위한 측면에서도 의례적인 행사는 간부 공무원들이 참석하도록 명문화 하고, 지역사회에서도 이같은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익명의 한 공무원은 "원주를 이끌어가는 지도층에서 동의해준다면 행사에 참석할 시간을 생산적인 시간으로 만들 수 있다"며 "의전 간소화 등 여러 면에서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