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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눈물
2014년 06월 09일 (월) 이상훈 무위당을 기리는사람들의 모임 사무국장 wonjutoday@hanmail.net
   

역대 대통령들이 눈물을 흘린 이야기다.

박정희 대통령은 64년 겨울 서독 탄광지역 공회당에서 파독광부와 간호사들을 만났다고 한다. 외화벌이를 위해 인력밖에는 수출 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이들 광부와 간호사들이 국내로 보내준 돈은 경제발전의 밑받침이 되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몇 마디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애국가를 부를 땐 참석자들이 통곡하였다고 한다. 그 자리에 있던 독일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김대중 대통령은 취임사를 하면서 울었다. 김영삼 정권말기에 나라의 외환보유고가 바닥나 국가부도사태가 벌어진 상황에서 새로 대통령이 된 김대중 대통령은 생중계가 되는 취임사에서 "우리 모두는 땀과 눈물과…고통을 요구 받고 있습니다."라고 하면서 울컥 하셨다.

준비된 대통령을 깃치로 선거를 치뤄 대통령으로서 첫 통치행위를 하는, 어찌보면 한 없이 좋은 잔칫날, 국민들에게 우리 모두 고통을 나눠야 한다는 말을 전하며 눈물을 흘렸다. 당시 수많은 사람들이 길거리로 내몰렸고 그럼에도 국민들은 너도 나도 금을 팔아 외환보유고를 채웠다.

눈물이 많았던 노무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동티모르에 파병 되었다가 순직, 실종된 장병의 유가족들과 오찬 간담회에서 눈물을 흘렸다. 또 자이툰 부대를 전격적으로 방문하고 돌아오는 지프에서 눈물을 훔치는 사진은 잘 알려져 있다.

윤태영 비서관이 쓴 책에는 우즈벡 고려인 1세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다가 눈물을 떨구었다는 구절이 나온다.

이명박 대통령도 눈물을 흘렸다. 침몰원인에 대해 필자는 아직도 의문을 가지고 있지만, 2010년 4월 19일, 천안함 순직 장병들에 대한 추모연설을 하고 이들의 이름을 한명씩 부르고는 "편히 쉬기 바란다. 명령한다"라는 말을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얼마 전에 눈물을 흘렸다. 4월 16일 벌어진 세월호 참사는 안산의 단원고 뿐만 아니라 온 나라를 비탄에 잠기게 하였다. 침몰선에서 한 사람도 구조하지 못한 채 한 달이 지난 5월 19일 박근혜 대통령은 담화를 발표하면서 죽은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필자는 언론에 보도되는 숨진 아이들의 이야기가 너무 처연해 신문을 펼치기 힘들었고 지금도 인터넷을 떠도는 동영상은 보기가 두렵다.

이번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현직 대통령의 눈물이 회자 되었다. 모질게 말하면 대통령의 눈물은 분명 정치적인 행위이다. 정치인의 눈물이기에 그렇다. 하지만 앞에 말했던 모든 대통령들의 눈물을 정치적 행위로 해석하고 싶지는 않다. 누구든 그 공간에 있었다면 분명 눈물을 흘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아직도 우리는 충분히 서로 슬퍼하고 같이 울어주지 못하는 것 같다. 슬픔 앞에서 서로 부둥켜 눈물이 마르도록 같이 울어만 줘도 사람은 같이 아파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세상을 살아갈 힘을 얻을 것 같다.

더군다나 대통령의 눈물이 정치적 수사가 아닌, 정말로 같이 울고 있다는 느낌이 있다면 난 너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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