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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거듭 진화한다
2014년 06월 09일 (월) 원주우체국 지원과 주무관 wonjutoday@hanmail.net
   

"많이 당황하셨어요?"라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요즘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코너가 인기몰이 중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 보이스피싱 등 전자금융사기가 만연해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요즘 우체국은 보이스피싱과의 전쟁 중이므로 통장 한 건을 개설할 때도 텔러들은 극도로 긴장한다. 설마하고 개설해 드렸던 통장이 어느 순간 대포통장으로 악용되어 선량한 고객이 피해를 보는 일이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몇 개월 전, 우체국 금융창구에서 근무를 하고 있을 때였다. 어르신 부부가 현금이 가득 들어있는 가방을 창구 위에 올려놓았다.

"이 돈, 메모지에 적힌 계좌로 이체해 줘요." "누구한테 보내시는 건가요?" "손녀에게 보내려고요. 등록금 내는데 보태 쓰라고." 금융창구경력 2년차인 나는 순간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등록금 납입 시기가 지났는데 등록금이라니 의심이 가기 시작한다.

손녀에게 전화해서 확인해 보겠다고 하니 얼굴 표정이 어두워지신다. 극구 전화할 필요 없다고 하시더니, 잠시 기다리라고 하신 후 나가서 전화 통화를 하고 들어오시는데 표정이 더 불안해 보이신다. 나는 의심에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고객님 요즘 전화 사기가 많아서 큰 돈 이체했다가 사기 당하는 경우가 많으세요. 어디서 전화 받고 이체하시는 것은 아니신가요?" "사기 아니니까 이체해줘요."

나는 보이스피싱에 대해 설명을 해드렸고, 다행스레 어르신은 한참 후 내 말을 믿어주기 시작하셨다. "사실은 국가정보원이라고 전화가 왔는데 우체국 직원도 믿지 말라고 했어요. 지금 입금 안하면 개인정보가 유출돼서 내 돈 다 빼간다는데 어떡해. 아무튼 정말 고맙구려." 아차 싶은 순간 이었다! 어르신들은 그들의 주요 타깃이다.

직원들은 어르신이 큰돈을 송금한다고 할 경우에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재차 수취인, 송금용도 등을 여쭤보곤 한다.

어떤 고객들은 뭐 이런 걸 다 물어보냐는 식으로 기분 나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금융창구는 사기로 인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최후의 접점이기 때문에, 텔러들은 최대한 예방을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고객의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한다.

나는 처음 '보이스피싱 누가 당하겠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얼마 후 생각이 바뀌었다. 친 할머니 같은 분들이 아껴서 차곡차곡 모아 땀의 결실로 만들어 놓은 돈이 허무하게 대포 통장으로 입금되는 일을 몇 차례 목격했기 때문이다.

또 사기 수법도 다양해졌다. 보이스피싱을 비롯해, 금융권을 사칭한 대출사기, 스마트폰을 이용한 사기인 스미싱 등 클릭 한 번에 코 베어가는 세상이 돼 버렸다. 신종 금융사기 수법 기사를 접할 때마다 바로 부모님께 전화해 드리는 습관이 생겼다.

"엄마,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청첩장 오면 절대 클릭하지 마세요!" 원주우체국 직원들은 사기로부터 고객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바짝 긴장하고, 한 분 한 분 거래할 때마다 주의를 기울인다. 오늘도 더욱 노력하는 직원과 직장이 되기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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