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원주시 지방선거는 단체장은 현직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재선에 성공한 반면 시·도의원은 새누리당이 압승을 거뒀다.

2006년에는 시장과 시·도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이 승리했고. 2010년에는 새정치민주연합(당시 민주당)이 사실상 승리한 선거였다면 이번 선거는 양 정당 모두 승리했다고 할 수 없는 선거가 됐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새누리당이 앞섰다. 시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 새누리당은 55.2%를 획득하며 44.8%를 얻은 새정치민주연합을 10% 포인트 넘게 앞질렀고, 도의원 비례대표에서도 새누리당은 54.7%를 얻은데 반해 새정치민주연합 39%에 그쳤다.

도의원 8석 중 6석, 시의원 22석 중 13석을 새누리당이 차지할 수 있었던 것도 비례대표 투표성향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반면 도지사와 시장 선거는 새누리당 지지율이 현직 프리미엄을 넘지 못했다. 특히 도지사 선거는 이번에도 원주가 당락을 좌우했다. 최문순 후보는 유권자가 가장 많은 원주에서 전체 득표율 49.8% 보다 높은 52.4%를 획득하면서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다.

시장 선거는 새정치민주연합 원창묵 후보가 51.5%를 득표하며, 48.5%로 분전한 새누리당 원경묵 후보를 근소한 표 차이로 제쳤다. 원창묵 후보는 읍면지역에서는 원경묵 후보에 10% 가량 뒤졌지만 무실동 등 인구가 많은 동지역 표심이 원창묵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진보 성향의 민병희 후보가 당선된 교육감 선거는 민병희 후보가 원주에서 45.9%를 획득, 전체 득표율 보다 0.5% 낮았다. 원주출신의 김인희 후보가 원주에서 17.3%를 얻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원주만 놓고보면 이번 지방선거는 진보성향 보다 보수성향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한 결과라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새정치민주연합에 표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경우 현 정권에 부담이 될 것을 우려한 보수층이 결집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번 선거는 정책대결이 실종된 선거였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공식선거운동 직전에 후보가 결정됐고, 선거운동도 조용하게 치러지면서 이슈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유권자들도 후보가 누군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깜깜이식 선거'로 진행되는 바람에 정당대결 구조로 투표하는 결과를 낳았다.

때문에 현직 프리미엄과 그동안 무난한 시정운영으로 재선에 성공한 원창묵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표심을 아우르고 진보와 보수를 뛰어 넘는 시정을 펼쳐야 하는 과제를 안고 출발하게 됐다. 그런 점에서는 최문순 도지사 당선자도 마찬가지다.

정치지형 큰 변화 예고

새누리당이 도의원 8석 중 6석, 시의원 22석 중 13석을 차지하면서 원주 정치지형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국회의원 2명도 모두 새누리당이어서 새정치민주연합 원창묵 시장 당선자는 앞으로 시정운영에 큰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제 7대 원주시의회 원구성도 새누리당이 의장 등 주요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정치신인들의 대거 등장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번 시·도의원 선거에서 처음으로 의정단상에 서게 된 정치 신인은 도의원 5명, 시의원 9명 등 14명이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도 시의원 후보 중 정당번호에 '가'번을 받은 후보는 모두 당선됐다. 7개 시의원 선거구에서 새누리당은 '1-가'번을 받은 후보 중 5명이 선거구 최다득표를 했고, 새정치민주연합도 '2-가'번 후보 중 2명은 선거구에서 최다득표, 5명은 2등으로 당선됐다.

만일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교호순번제'를 시·도의원 선거에도 도입했다면 당선자가 뒤바뀔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선거제도의 개선이 요구된다.

여성후보는 2010년 선거와 마찬가지로 6명이 당선됐다. 그러나 이중 4명은 비례대표 당선자이고, 지역구 선거로 당선된 후보는 시의원 다선거구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용정순 후보와 마선거구 새누리당 김명숙 후보 뿐이었다. 용정순 후보는 원주에서 처음으로 3선 고지를 밟은 여성의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