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버린 담배꽁초 때문에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하고 있어 흡연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원주에서 많을 때는 일주일에 수차례 담뱃불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원주소방서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담뱃불이 원인이 된 화재는 89건 발생했다. 지난해 전체 화재건수는 326건으로, 3.5건 중 한건이 담뱃불이 원인이 됐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욱 심각하다. 1월부터 6월 3일까지 발생한 담뱃불 화재는 전체 화재 198건 중 절반에 가까운 88건이었다. 담뱃불은 발화 즉시 흔적 없이 타버리는 특성 때문에 과거에는 화재가 발생해도 원인 미상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조사 방법이 발달하면서 발생건수도 점차 늘고 있다.

지난달 29일 관설동 한 주택에서는 담뱃불이 침대에 옮겨 붙는 화재가 발생했다. 거주자가 재떨이에 담배꽁초를 수북이 쌓아뒀던 것이 발화 원인이 됐고, 옆에 있던 라이터까지 폭발해 불이 번졌다.

이에 앞서 지난달 23일 무실동 봉바위길에서는 행인이 수거를 앞둔 쓰레기 더미에 담배꽁초를 투기해 화재가 발생했다. 또 지난달 21일 일산동 한 숙박업소에서도 옥상에서 담뱃불이 아래층으로 떨어져 목재와 종이에 불이 붙는 소동이 빚어졌다.

원주소방서는 주택가, 상가 일대에서 내놓은 쓰레기 더미에서 가장 많은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흡연자들이 쓰레기가 밀집한 지점에 담배꽁초를 버리는 투기심리 때문이며, 담뱃불로 인한 전체 화재 중 30%에 달한다.

재떨이에서 발화한 화재는 20%, 임야 및 들판에서 발생하는 화재 10% 순이며, 이 밖에도 외진 골목, 차량 등에서도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원주소방서는 아주 작은 담뱃불이라도 긴 시간 열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완벽히 불씨를 제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원주소방서가 가연물질 위에 담뱃불을 올려두고 실험한 결과 10번 중 두 번 꼴로 불이 났는데 화장지는 20분 후, 일반 종이는 30분 후에도 불이 붙었다. 버려진 담뱃불 내부 온도는 평균 500도, 최고온도는 800도에 이른다.

원주소방서 관계자는 "생각 없이 버린 담뱃불이 인명은 물론 재산에도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흡연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