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선거는 원주 표심을 잡아야 이긴다. 1995년 6·27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2011년 5·27 보궐선거까지 역대 도지사 선거의 당락은 원주에서 갈렸다. 지금까지 치른 6번의 선거 중 1번을 제외하고 원주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후보가 도지사가 됐다.

1995년 제1회 지방선거에서 당시 자민련 최각규 후보는 65.8%의 득표율로 34.2%를 얻은 민자당 이상룡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최 후보의 승리 뒤에는 원주시민들의 표심이 있었다. 최 후보는 원주시 갑에서 79.9%, 원주시 을에서 74.7%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2002년 재선에 도전한 한나라당 김진선 후보는 71.1%의 지지를 얻어 28.9%를 얻은 새천년민주당 남동우 후보에게 압승했다. 도내 전체 득표율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투표에 참여한 원주 유권자 65.5%가 김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김 후보가 3선에 성공한 2006년에는 역대 가장 많은 4명의 후보가 경쟁했지만 김 후보는 유효투표수의 70.6%를 획득했다. 지역 출신인 열린우리당 이창복 후보가 있었지만 원주시민들은 김 후보에게 66.8%의 표를 몰아줬다.

원주고 선후배끼리 경쟁한 2010년에는 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원주에서의 승리를 발판으로 유효투표 수 71만4천556표 중 54.5%를 획득해 한나라당 이계진(45.6%) 후보에게 승리했다.

2011년 4.27 보궐선거에서는 51.1%를 획득한 민주당 최문수 후보가 46.5%를 얻은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에게 신승했다. 최 후보는 도내 전체 득표율보다 원주에서 2.2% 더 높은 지지를 받았다. 또한 엄 후보와의 득표수 차이 2만5천971표 중 35%인 8천962표를 원주에서 얻었다.

예외는 있었다. 삼자대결로 펼쳐진 1998년 6.4지선에서 원주시민들은 지역출신 자민련 한호선 후보에게 58%의 표를 몰아줬지만, 원주에서 27%의 지지를 얻는데 그친 김진선 후보가 전체 득표율 39.3%로 한호선(33.8%) 후보와 무소속 이상룡(26.9%) 후보를 누르고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원주 표심이 주목받는 이유는 유권자가 가장 많기도 하지만 유입 인구가 많아 춘천이나 강릉과 비교해 지역성에 기반한 투표성향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직장 등을 이유로 전입한 세대 중 수도권 출신 30∼40대가 많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고 있다. 이전까지 원주출신 후보가 없이 치른 선거가 3회가 있었고 그 때마다 원주가 강력한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었던 것을 감안할 때 이번 6.4지선에서도 원주표심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새누리당 최흥집 후보가 춘천이 아닌 원주에 캠프를 차리고 새정치민주연합 최문순 후보가 후보 등록 후 첫 일정으로 원주를 방문하는 등 원주지역 공략에 정성을 다 하고 있는 것도 이번 선거에서 원주가 최대 승부처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최근 선거 결과에서도 드러난 것처럼 두 후보간 대결은 원주의 표심을 누가 얻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