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에서 화재, 청소년 탈선 등의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원주시에 따르면 동지역 210채, 읍면 지역 300채 등 500여채의 빈집이 방치되고 있다. 빈집엔 사람이 드나들지 않기 때문에 우범지대로 전락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들어가 술을 마시거나 노숙자가 기거하는가 하면 쓰레기를 몰래 버리는 등 각종 민원과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에도 빈집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1일 오후6시40분쯤 신림면 치악로 도로변 빈집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창고와 지붕 일부를 태웠다. 이에 앞서 지난달 21일 오후1시35분쯤 태장동 한배미길에 위치한 빈집에서도 불이 났다.

특히 원인동의 경우 남산·나래지구 재개발 사업에 따라 동지역 빈집 중 절반인 100여채가 방치돼 홍역을 치러야 했다. 작년과 재작년 원인동 빈집에서 연쇄 방화사건이 발생해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다. 원인동자율방범대에 따르면 2년간 발생한 방화사건은 10건에 달한다. 범인 검거 결과 모두 10대 청소년들었으며, 이들은 부탄가스를 터트리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이후에는 원인동에서 특별한 사건이 접수되지 않고 있다. 단속을 강화한 이유도 있지만 묘안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경찰을 비롯해 원인동자율방범대, 원인동주민센터가 합세해 빈집 출입을 막기 위해 대문에 나무로 못을 박아 막아버린 것. 정영래 원인동자율방범대장은 "연이어 발생한 경악할만한 사건으로 주민들의 불안감이 말도 못할 지경이어서 대책을 마련했다"며 "언제 어디서 추가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순찰은 게을리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사건이 비일비재 하지만 동지역의 경우 단속·점검 이외에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 문제가 심각하다. 토지 소유주와 건물 소유주가 다른 경우가 많고 지가 상승과 보상심리 때문에 철거하지 않은 채 방치하는 경우도 있다고 원주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더욱이 빈집도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원주시가 자체적으로 철거 방침을 내릴 수 없는 실정이다.

그나마 읍면지역 농촌 빈집의 경우 철거비를 지원하기 때문에 동지역에 비해 사정이 나은 편이다. 원주시는 빈집 철거비용으로 시비 200만원, 도비 100만원을 지원(자부담 100만원)하고 있으며, 지난해 10채를 철거했고 올해는 8채를 철거할 계획이다. 귀농·귀촌 희망자들에게 빈집을 리모델링해 사용할 것을 권장하기도 한다. 원주시 관계자는 "빈집이 마을 경관을 해치고 민원을 유발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대책을 강구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