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 오랫동안 거주한 시민이라면 이름을 들어봤거나 한 번쯤 가봤음직한 중화요리 식당을 소개한다. 60년 넘게 평원동에서 자리를 지켜온 영화은마차(대표: 유기명). 깊은 맛과 추억의 맛을 고수하면서 단골손님을 붙잡고 있다.

유기명(55) 대표는 이 식당의 2대 사장이다. 10년 전 고인이 된 아버지 유옥호 씨의 뒤를 이어 주방을 책임지고 있다. 아버지로부터 요리법을 전수받은 유 대표는 30대 후반까지 서울 한 호텔에서 근무했으나 점차 기력이 떨어져 가는 아버지를 거들고 가업을 잇기 위해 15년 전 고향으로 돌아왔다.

영화은마차는 서민을 위한 중화요리집이다. 유 대표가 태어나기 전인 60년 전부터 아버지 유옥호 씨는 주머니가 가벼운 서민을 위해 비교적 음식값을 싸게 했다.

처음 구 금성호텔 건너편에서 식탁 9개 놓고 시작했던 것이 현재 100석으로 늘어나기까지 손님과 이윤이 많이 늘었지만 영화은마차는 한결 같이 저렴한 가격을 유지했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짜장면 가격은 2천500원이었고 탕수육은 7천원이었다.

현재 짜장면 3천원, 탕수육 1만원으로 인상됐지만 물가와 재료비 상승폭과 비교하면 많이 올랐다고 볼 수 없으며, 더욱이 이만한 가격을 고수하는 식당은 찾아보기 힘들다.

저렴한 값만으로 영화은마차를 논하면 큰 오산이다. 5천원 짜리 점심밥 찾기 어려운 이 시기에 만원 짜리 탕수육을 시켜놓고 보면 엄청난 양에 놀란다. 그만큼 넉넉한 인심이 돋보인다.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것이 중국음식의 특징인데 영화은마차는 기름을 소량 사용해 요리가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또 당일 사용할 만큼의 재료만 구입해 그날 소진하기 때문에 재료의 신선도가 높다.

중화요리집의 대표 메뉴이자 기본인 짜장면과 짬뽕부터 요리 철학이 깃들어 있다. 짜장면과 짬뽕은 가장 많이 판매되는 메뉴라 대부분 중화요리집에서는 소스와 국물을 미리 만들어 두었다가 면만 삶아 손님상에 내는데 이 집은 주문 받는 즉시 새로 만들어내기 때문에 채소들이 숨죽지 않고 신선하다.

대표 요리메뉴로는 유산슬을 추천한다. 유산슬은 보통 새우와 해삼을 많이 사용하는데 영화은마차는 손님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해삼을 뺐다. 오동통한 새우와 죽순, 표고버섯, 양배추, 양파, 배추, 호박 등 푸짐한 채소를 센 불에 볶아 계란 흰자와 걸쭉하고 담백한 소스가 어우러져 부드러운 식감이 인상적이다.

또 매콤한 소스에 버무려진 깐풍기와 깐풍새우도 인기 만점이다. 국민 요리 탕수육은 고추기름을 사용한 특별한 소스와 바삭하게 튀긴 돼지고기, 큼지막한 채소들로 군침 돌게 한다.

유기명 대표는 "아버지가 운영하던 때부터 찾아오신 분들이 많아서 부끄럽지 않은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앞으로도 정직한 재료를 사용하면서 변함없는 맛을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메뉴는 짜장면(3천원), 짬뽕(4천원), 탕수육(1만원), 유산슬·깐풍기·양장피·라조기·고추잡채(1만5천원), 깐풍새우(2만원), 해삼탕(3만원) 등이 있다.

중앙동 국민은행에서 평원로를 건너 50m 정도 직진하면 영화은마차 간판이 보인다. 오전11시부터 밤10시까지 운영하며, 일요일은 휴무. ▷문의: 742-3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