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온으로 인한 과수와 채수농가 작황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판부면 금대리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A 씨는 올해 사과 수확량이 전년대비 70%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과는 보통 7월에 분화하고 이듬해 봄 열매를 맺는다. 하지만 이상기온으로 인해 평년보다 일조량은 부족하고 강수량은 많아 지난해 꽃눈 생장 즉 분화기에 악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이맘 때면 열매를 하나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따 버리는 적과작업을 한다"며 "나무에 다닥다닥 붙어있어야 하는데 열매 맺은 게 하나도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원주기상대에 따르면 지난해 분화기철 원주지역 일조량은 121.7시간, 강수량은 652.2㎜를 기록했다. 평년 일조량 146.8시간, 강수량 362.2㎜보다 일조량은 25시간 적었고, 강수량은 290㎜ 더 많았다.

사과농사를 하는 B 씨도 "어떤 농가는 열매 맺은 사과나무를 찾기조차 힘들다"며 "냉해를 입으면 나무를 잘라버리고 새로 심어야 하지만 이번 피해는 열매는 맺지 않으면서 관리는 꾸준히 해야 돼 농가에서는 더 크게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원주에는 70여농가가 31㏊에서 사과를 재배하고 있고, 대부분 비슷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배농가들도 지난 4월 초 이상 저온으로 인해 전년보다 30% 정도 열매가 덜 맺었다. 흥업면 C 씨는 "봄에 아침기온이 수차례 0℃를 들락날락하면서 생장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C 씨를 비롯한 과수농가들은 이상기온을 예측하기 어렵고 급작스럽게 발생하다 보니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토마토 농가도 마찬가지이다. 3월 고온, 4월 초 저온, 4월 말 고온 등 기온변화로 토마토 생장에 영향을 받은 것. 전국에는 토마토 궤양병이 번져 큰 피해를 봤지만 다행히 원주는 일반 노지보다 하우스 재배가 많아 수확시기에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주시품목농업인모임 토마토연구회 안영환 회장은 "하우스 시설이 아니었다면 이상기온으로 큰 피해를 봤을 것"이라며 "수확시기가 5~10일 늦춰지는 선에서 피해가 그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