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신림면 성남2리에 위치한 천연기념물 제93호 성황림에 생태습지 조성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향후 생태교육과 연구 등 활용도와 더불어 개방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주시는 성황림 보호구역 내 사유지 2필지를 매입해 생태습지 조성사업을 펼치고 있다. 성황림 전체면적 5만6천여㎡ 외에 3천891㎡의 부지를 매입,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부지 절반 가량에 1단계 사업으로 성황림에 흘러드는 푸른천과 과거 용출수가 솟아 빨래터로 이용되던 지점을 중심으로 생태습지를 조성했다.

또 성황림에 현재 자생하는 동일 수종의 나무를 심었으며, 성황당 앞쪽에는 관찰로와 데크를 설치했다. 내년에는 1단계 사업으로 식재한 식물들이 성황림과 어느 정도 조화를 보일지 여부를 판단해 추가로 식물을 심을 방침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성황림을 보존하는 한편 교육과 연구를 위한 제한적 개방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출입이 제한되는 성황림을 상시 개방하자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성황림에는 전나무, 갈참나무, 느릅나무, 귀룽나무, 쪽동백 등 보존 가치가 높은 200여종의 식물이 자생해 전국적으로 보기 드문 생태환경을 갖추고 있어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 매년 음력 4월 7일, 9월 9일에 열리는 성황제를 비롯해 학술·연구적인 목적 이외에는 출입이 불가능하다.

이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지금처럼 출입을 제한하는 것보다도 상시 관리가 가능한 체계를 구축한 뒤 전면 개방한다면 원주 관광 및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큰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의견이 흘러나오고 있다.

주민 A씨는 "생태적으로 우수한 가치를 지닌 성황림을 많은 이들에게 보여주고 나누고 싶다"며 "성황림 인근에 주차장,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관리 인력을 상주시켜 보존한다면 개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 여론도 매우 거세다. 일부 주민들은 원주시가 성황림 복원을 목적으로 생태습지를 조성하고 데크를 설치한 것이 오히려 성황림의 환경을 해치고 가치를 떨어뜨린다며 우려하고 있다.

주민 B 씨는 "상시 관리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 성황림을 개방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인위적인 설치물이 들어선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후대에 물려줘야할 이 신성한 숲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선에서 유지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성황림은 지난 196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이보다 먼저 천연기념물 92호로 지정됐던 아랫당숲 성황당 일대는 1972년 대홍수로 침수됐는데 이 지점까지도 성황림이었으며, 총면적은 31만3천여㎡나 됐다.

'신림(神林)'이라는 지명도 '정령이 깃들어 있는 신목을 위주로 조성된 수림'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신적인 숲이라 일컬어지는 성황림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