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신모 군은 "매일 학교 앞에서 자원봉사자 4명이 교통지도를 하고 있지만 등교시간만 되면 등교 차량으로 인해 도로가 꽉 막힌다"고 하소연했다. 신 군은 "자원봉사자들이 쉴 틈도 없이 교통정리를 하지만 교문 앞 도로가 마비되면서 접촉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2010년 인구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주시 중·고등학생 1만9천여명 중 15%인 2천900여명이 통학 시 승용차를 타는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와 버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1만여명인 52%, 도보로 통학하는 학생은 25%인 4천800여명으로 집계됐다. 나머지는 자전거 등 기타 수단으로 통학한다고 응답했다.

현재 원주시 중·고등학생 학령기 인구가 2만5천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3천700여명이 부모의 차량으로 통학을 하는 셈이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조금이라도 더 잘 수 있도록 아침에 자가용으로 데려다준다"며 "교문 앞이 심각하게 혼잡하지 않는 이상 보통 교문 바로 앞에 내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입장에서도 교문 앞 교통 체증이 골칫거리다. 학교에서는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학부모들에게 차량 통학을 지양하고 대중교통을 권장하고 있으며, 부득이 승용차로 자녀를 등교시키더라도 교문에서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 학생들이 하차할 수 있도록 안내하기도 하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한 교사는 "매번 내 아이를 내려주려다가 자녀의 친구에게 상해를 입힐 수도 있다고 학부형들에게 강조하지만 되려 시비가 붙기 일쑤"라며 "학생회 차원에서 하차지점을 안내하는 현수막을 거는 계획을 세우는 등 다방면으로 아이디어를 내곤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도로 구조를 바꾸는 등 강제로 하기보단 학부형들을 대상으로 하는 캠페인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며 "차량 통학으로 인명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학부형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학교 교문 앞 교통 체증이 해결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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