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는 흥업면 농업기술센터 내에 도시농업 모델학습원과 도농상생교육관을 건립했다. 도시농업을 확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10년과 2012년에 각각 신축했으며, 사업비는 모두 17억원이 투입됐다.

막대한 세금이 투입됐지만 현재 활용도는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연중 20회에 걸쳐 400명을 대상으로 농업체험교실을 운영하는 게 고작이다. 농업체험교실은 오는 8일 시작돼 10월까지 매주 목요일 2시간씩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것 외에 도시농업은 계획된 사업이 없다.

그런데 2년 전까지만 해도 원주시는 지역특성화사업으로 도시농업을 매우 강력하게 추진했다. 도시농업 모델학습원과 도농상생교육관 건립을 비롯해 아파트 베란다에서 채소를 키울 수 있는 상자텃밭을 원주시에서 직접 개발해 시민들에게 보급했고, 텃밭도 분양했다. 이를 통해 타 지자체에 비해 도시농업이 매우 앞선 것으로 평가받자 원주시는 전국 최고의 도시농업 모델을 표방하기에 이르렀다.

이와같이 도시농업에 원주시 행·재정이 집중되자 농업인단체들은 도시농업을 중단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도시농업 타깃이 도시민이란 점에서 도시농업에 투입되는 행·재정 만큼 농업인들이 손해를 본다는 것이었다.

또한 도시민들이 농산물을 직접 생산해 소비하면 농업인 소득이 감소할 수 밖에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 시점이 지난 2002년 8월이었으며, 이후 원주시는 사실상 도시농업에서 손을 뗐다. 17억원이란 막대한 세금이 투입된 시설을 놀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도시농업으로 인해 농업인 소득이 감소한다는 논리는 적절치 않다. 오히려 일반시민들이 농업인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로컬푸드에 관심을 갖게 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지역 농업인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농업인단체에서 도시농업 중단을 요구했던 건 원주시가 농업인들에게 좀더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원주시가 도시농업 정책을 중단했다면 원주시 스스로 잘못된 정책이었음을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으며, 이에 대한 해명과 사고가 있었어야 한다.

원주는 도내 타 도시에 비해 지구온난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기업도시와 혁신도시 등 개발 열풍이 불면서 녹지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원인이 가장 크다. 제2영동고속도로와 여주∼원주 수도권전철 건설 등 향후 계획된 녹지훼손도 심각한 실정이다.

1971년 원주기상대 관측이 시작된 이래 지난 3월 원주의 기온 최고 극값이 경신된 원인도 지구온난화의 영향 때문이었다. 도시농업은 지구온난화 속도를 늦추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콘크리트 건물에 녹색이 어우러지며 도시경관에도 큰 도움이 된다.

또한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국 여러 지자체에서 도시농업을 매우 비중있게 추진하는 있는 추세에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