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국립공원에 위치한 구룡사가 공원 내 옛 구룡분교터에 주차장을 조성하려 하자 인근 상가 상인들과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구룡사가 추진 중인 주차장 면적은 6천㎡, 80면으로 시·도비 3억원씩 6억원, 자부담 1억5천만원 등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룡사 측은 현재 매표소 인근 주차장이 협소하고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 인근 주차장은 이동거리가 멀어 공원 내에 조성하면 관광 활성화 및 상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상인들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차량이 공원 내로 유입되면 상권이 침체되며, 구룡사 신도들을 위한 주차장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상인들과 학곡리 주민들은 도비 예산을 상정·가결한 강원도와 도의회에 탄원서를 제출했으며, 시비를 시의회에 상정한 원주시에도 주민반대 서명서를 제출했다.

또 시·도비 예산 지원 여부가 결정되는 원주시의회 임시회가 28일 개원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은 방청한 뒤 서명서를 제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A 상가 업주는 "멀쩡한 주차장을 놔두고 주차장을 새로 만들어 주민 생계를 위협하려는 구룡사가 원망스럽다"며 "이 사업이 전면 백지화될 때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막겠다"고 말했다.

원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1일 성명서를 내고 주차장 추진을 비난했다. 예산 지원 의지를 가진 강원도와 원주시를 비판하는 한편 주차장은 사찰의 사설주차장일 뿐 공익적인 시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 구룡사가 그동안 문화재 관람료 명목으로 입장료를 챙기면서도 환경을 훼손하려는 것을 비난했다. 원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구룡사는 국립공원을 파괴하고 사유화 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면서 "원주시와 원주시의회는 구룡사 사설주차장 예산안을 부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룡사 적천 스님은 "사유화와 사유재산을 축척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으며, 단지 비어있는 부지에 주차장을 조성할 뿐 환경을 훼손하려는 의도는 더더욱 아니다"며 "주차장을 조성하면 관광객과 신도들의 유입과 이동성이 개선되기 때문에 주민 입장에선 오히려 이로운 결과를 얻게 될 것인데 반대에 부딪히니 난감할 따름이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