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를 몸으로 실감하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 절기상으로는 봄이지만 평년보다 높은 기온으로 인해 벌써부터 모기, 날벌레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로인해 평년대비 살충제 판매가 급증했는가 하면 반소매 차림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치악산복사꽃축제와 호저면 매화축제가 폐지된 것도 이상기온으로 인해 개화시기를 예측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지구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이번주 원주에서는 매우 의미있는 행사가 열린다. 원주시와 원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 지구의 날(4월 22일)을 맞아 4월 21일∼26일을 원주시 기후변화주간으로 정하고 캠페인, 공연,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올해 6회째 개최되는 행사로, 원주시는 타 지자체에 비해 지구의 날 행사를 규모있게 개최한다. 그 이유는 원주가 지구온난화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원주시가 한국기후변화대응연구센터에 의뢰해 실시한 기후변화 적응대책 연구용역에 의하면 최근 10년(2001∼2010년)간 원주의 연평균기온은 10.3℃로, 강원도 평균 연평균기온(8.9℃)보다 1.4℃ 높았다. 폭염일수도 8.1일로 강원도 평균(3.5일)의 2배가 넘었고, 여름일수 역시 103.7일로, 강원도 평균(74.6일)을 크게 웃돌았다.

최근의 사례만 보더라도 지난 3월 28일 원주의 일최고기온은 24.5℃로,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1년 이후 3월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일최저기온도 3월 25일 11.1℃를 기록하며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나타냈다. 구체적으로 온실가스 저감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오는 2070년 원주가 아열대기후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실정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원주가 타 지자체에 비해 기후변화대응 인프라는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이다. 작년 9월 행구근린공원 내에 기후변화대응 교육연구센터가 오픈한데 이어 오는 30일 기후변화홍보관도 준공하면서 최상의 기후변화대응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

또한 원주시와 원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지구 지키기 프로젝트로 운영하는 '안녕 기후야!' 프로그램은 지난해 그린스타트 그린리더 경연대회에서 최우수 환경교육 프로그램으로 선정될 만큼 체계화돼 있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기후변화대응에 무관심하거나 소극적으로 임한다면 아까운 세금만 낭비하는 셈이 된다.

원주시 기후변화주간의 하이라이트는 오는 24일 진행하는 녹색출근 캠페인이다. 이날 하루만이라도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 문제와 지역 대중교통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갖자는 취지의 캠페인이다.

시내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 이용이 활성화되면 이에대한 관심이 높아져 결행, 승차거부와 같은 교통민원 해소에 도움이 돼 대중교통 이용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이날 공공기관과 기업체 등의 주차장이 텅 비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