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한 단계동 장미공원 화장실.

공공을 위해 설치한 공중화장실이 일부 비양심적인 이들로 인해 기물이 파손되고 흡연이 끊이지 않는 등 '만행'이 빈번해 올바른 시민의식 제고가 요구되고 있다. 유흥가, 식당가, 주택가, 공원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화장실은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밤만 되면 취객이 들끓어 우발적 행동들이 빈번하고, 인적이 드문 시간에 타인의 눈을 피해 비행을 일삼는 이들이 나타나기 때문.

지난 1월 술집이 즐비한 단계동 장미공원 화장실에서는 경악할만한 사건이 발생했다. 여자화장실 두 칸에서 불기둥이 솟아오른 것. 화장실 휴지통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불길 때문에 벽체 타일이 검게 그을렸다. 화장실을 관리하는 원주시는 방화로 추정하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담배꽁초 등 인화물질이 떨어져 우연히 발생한 화재가 아닌 것 같다"며 "화장실 두 칸에서 동시에 불길이 치솟았다는 것은 일부러 저지르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일이다"고 말했다. 또 얼마 전 봉화산택지 백간공원 화장실은 출입문 손잡이가 떨어져 나간채로 발견됐다. 원주시는 손잡이 부품 등 남아있는 흔적이 없는 것으로 미뤄 누군가 훔쳐간 것으로 보고 있다.

원주시가 관리하는 화장실은 공원, 시장, 유원지 등에 분포돼 있으며 총 28개소, 상당수의 화장실에서 크고 작은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흡연자들이 만연한 것은 기본이고, 청소년들이 비행을 저지르는 것은 물론 화장실 문을 부수고 낙서를 하는 행태가 빚어지고 있다.

원주역 사거리 인근 상가에 위치한 화장실과 새벽시장이 열리는 원주천 둔치의 화장실에선 노숙자들이 발견돼 경찰에 인계하기도 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화장실 내부는 사생활 침해 때문에 감시가 어렵고 관리인력이 상주할 수 없기 때문에 각종 비양심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지역 자율방범대와 경찰에 순찰을 요청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고 밝혔다.

원주시로부터 화장실 청소 위탁을 받은 용역업체도 난색을 표시했다. A업체 대표는 "매일 공중화장실을 돌며 깨끗하게 관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비상식적인 행위들이 끊이지 않아 날이 갈수록 화장실 환경이 낙후되어가고 있다"며 "공중화장실은 모든 시민이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각별한 시민의식을 가지고 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화장실 기물파손 등으로 인한 보수를 위해 원주시는 연간 2천여만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문제가 끊이지 않았던 장미공원 화장실의 경우 지난주부터 보수공사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