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계천 전 구간에 걸쳐 시커먼 물때와 청태가 끼는 한편 복개천 끝부분에서는 음식물 찌꺼기가 가라앉아 있는 등 정체불명의 오수가 유입되고 있다.

우산동 신일유토빌 아파트 옆 단계천의 수질이 오염되고 악취가 발생해 지역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신일유토빌 아파트부터 원주천 합류지점에 이르는 750m 구간으로, 지난 2012년 원주시가 산림청 복권기금 지원사업에 선정돼 '단계천 녹색나눔 숲'으로 조성했다. 산책로와 징검다리를 설치하고 각종 나무와 화초류를 심어 수질 및 하천변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현재 전 구간에 걸쳐 시커먼 물때와 청태가 끼는 한편 복개천 끝 부분에서는 음식물 찌꺼기가 가라앉아 있는 등 정체불명의 오수가 유입되고 있다. 주민 A(33) 씨는 "미간을 찌푸리게 할 정도로 하천 바닥이 온통 까맣고, 이따금 발생하는 악취 때문에 불쾌감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원주시는 단계동 단계사거리 일대에 하수관거정비사업이 시행되지 않아 복개천 내에 여전히 오염원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복개 구간은 무실2지구부터 우산동주민센터 앞까지 약 8㎞에 이르는데 이중 무실동과 우산동의 하수관거 사업은 종료됐으나 단계사거리 일대는 내년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사업비는 99억원으로 원주시는 국비(매칭 비율 88%) 확보에 뛰어들었다. 원주시 하수과 관계자는 "단계동 하수관거정비사업은 30~40% 정도 남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사업을 추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 일대 상가와 주택가의 오수와 하수는 차집이 안됐기 때문에 생활하수가 흘러들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상지대 건설시스템공학과 최흥식 교수는 "햇빛이 들지 않는 곳일수록 박테리아가 증식하기 쉬워 오염도가 높고 오수 퇴적물 등이 쌓이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밖에 없다"면서 "최근 갈수기가 이어져 유량이 부족하다보니 자연 정화능력도 떨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복개천 구간을 개방해 친수공간을 활용하고 수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김경준 원주환경운동연합 네트워크활동국장은 "애초에 단계천을 복개한 것 자체가 잘못된 선택이었다"며 "도시재생 측면에서 단계천을 친수공간으로 조성한다면 오염원 원천 차단은 물론 침체한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원주시는 단계천 미복개 구간의 수질을 개선하고 악취를 없애기 위해 우기 전에 복개천 터널 내부 퇴적물을 파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