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혁신도시에 입주한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정주여건 미비로 인해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 이주한 공공기관 종사자들은 강제로 떠밀려 이전했는데, 정작 원주에서 홀대받는 느낌을 받는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당장 마땅한 해결책이 제시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상실감을 더욱 크게 만들고 있다.

원주로 이전하는 13개 수도권 공공기관 중 현재까지 3개 기관이 입주했다. 산림항공본부는 지정면 판대리로 개별 이전했으며, 혁신도시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 이전했다.

또한 북부지방산림청은 작년 9월, 원주지방환경청은 지난 2월 혁신도시로 신축·이전하면서 현재 혁신도시에는 4개 공공기관이 입주한 상태이다. 이밖에 원주여고가 이전했으며, 1천100세대 규모의 푸른숨LH4단지 아파트도 지난달 말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그러나 현재대혁신도시로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52번, 84번, 86번 등 3대에 불과한 실정이다. 수요가 적다보니 택시도 다니지 않아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는 "대중교통 부족이 가장 큰 불편"이라며 "야근하는 직원들은 콜택시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관계자는 "가로등이 없어 여직원들이 퇴근할 때 불안해하고 있으며, 주변으로 공사가 진행되면서 여러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LH 강원혁신도시사업단은 가로등을 설치했으나 현재 시범가동 중이며, 가로등이 원주시로 관리이관된 이후에야 환하게 불을 밝힐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또한 식당, 상점 등이 전무해 '볼펜 한자루 사러 십리길 나선다'는 불만이 회자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시내버스 노선을 조정해 불편을 완화시킬 예정이지만 수요가 적은 상황에서 노선을 확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원주시는 작년 12월 LH 강원혁신도시사업단에 공문을 보내 땅을 분양받은 토지주들에게 건물 신축을 서두를 것을 요청하도록 했으며, 재차 독려할 방침이다.

그러나 사업성을 고려할 경우 공공기관 입주가 완료되는 내년 하반기에 맞춰 토지주들이 근린생활시설을 신축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불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1월 입주 예정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 직원은 "예견된 문제인데 원주시에서 대비에 소홀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면서 "원주 이전이 불안하지 않도록 조속히 정주여건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혁신도시에는 올해와 내년에 각각 5개 공공기관이 입주한다. 부지 조성공사는 현재 99.7%의 공정율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