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도 논란' 이후 빚어진 원주시와 원주시의회간 대립각이 엉뚱한 방향에서 시민들의 재산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작년 1월 원주시의회가 의원 발의로 상정된 '원주시 도시계획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통과시키자 환경 및 시민사회단체는 난개발을 초래할 수 있다며 강력 규탄했다. 이에 원주시장은 재의를 요구했고, 결국 조례안은 부결됐다.

이 과정에서 조례안이 개정됐을 경우 일부 시의원들이 재산상 특혜를 받게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의회는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이로인한 불똥이 재의를 요구한 원주시로 튀면서 원주시와 시의회는 불편한 관계가 됐다. 문제는 이같은 관계가 지금까지 지속되면서 원주시에서 이후 도시계획조례 개정을 위한 조례안을 시의회에 상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법)'을 비롯해 국토법 시행령, 개발행위허가 운영지침 등이 개정돼 원주시 조례에 반영됐어야 했다. 그러나 원주시는 '경사도 논란'으로 관계가 어긋난 상태에서 시의회에 상정해봐야 통과되기 어려울 것을 우려해 미뤘던 것.

하지만 조례를 개정하지 않을 경우 국토법 등을 그대로 적용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규제가 엄격해 시민들의 재산권 침해로 이어질 소지가 크다. 이에 원주시는 정부를 상대로 지자체 상황을 감안해줄 것을 요청, 국토법보다 규제를 완화시킨 조례안을 만들었고, 상정에 앞서 지난 27일 시의회 건설도시위원회 의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원주시 관계자는 "국토법 개정으로 종전에 개발행위가 가능하던 지역이 불가한 지역으로 됨에 따라 개발행위허가 대상지역을 녹지지역으로 한정해 적용하는 등 국토법보다 완화시킨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간담회에서 시의원들은 '경사도 논란'을 언급하며, 이번 개정안에 경사도 완화를 추가할 것을 요구했다. 모 시의원은 "경사도 완화를 포함시키지 않을 경우 개정안을 처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조례안을 개정하지 않으면 국토법을 적용할 수 밖에 없어 시민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한다"면서 "4월 임시회에서 승인되지 않으면 지방선거가 끝난 7월 이후에나 상정해야 하기 때문에 4월 임시회에서 반드시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원주시는 개정안에서 제1·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설치가 가능한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를 불가하도록 했으며, 준주거지역에서 할 수 없는 숙박시설을 주택 밀집지역과 차단되는 지역은 허용하도록 했다. 또한 계획관리지역 내 건폐율과 용적율을 완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