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지난 2011년부터 '주소이전 대학생 학자금 지급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이 사업은 인구를 늘려 국회의원 2명을 선출하기 위해 추진됐다. 원주시와 원주시의회는 2012년 4월 진행된 19대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2명 선출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2011년 초부터 이 사업을 추진했다.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 선거구 분구 인구가 31만2천명이었던 것을 고려해 2011년 하반기까지 인구를 32만명(1월말 기준 31만5천여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원주시는 '주소이전 대학생 학자금 지원 조례'를 제정, 전입 대학생들로 인구를 늘려 선거구 분구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기숙사에 거주하는 대학생 또는 자취생·하숙생이 주소이전을 할 경우 학기당 5만원씩 10만원을 지급하기로 한 것.

이 때문에 매년 적지 않은 재정이 투입됐다. 원주시는 연세대 원주캠퍼스·원주의과대학, 한라대, 강릉원주대 원주캠퍼스, 상지대와 협약을 맺고 2011년부터 학자금을 지급했다. 첫해에는 1·2학기를 합쳐 4천151명(2억755만원), 2012년 2천467명(1억2천335만원), 2013년 1천854명(9천270만원)에게 학자금을 지급했다. 올해도 본예산에 7천만원을 편성했다. 이외에도 원주시는 추가로 연간 4억원을 편성, 전입 학생 비율이 높은 학교 순으로 장학금을 차등 지급해왔다.

그러나 올해 2월말 현재 내국인만 32만4천981명으로 매년 인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혁신도시, 기업도시 등을 중심으로 전입인구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명분이 부족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 매년 참여 학생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짧게는 한 학기, 길게는 4년이면 원주를 떠날 학생들에게 재정을 낭비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유선 원주여성민우회 대표는 "학생들은 돈으로 주소를 사는 정책을 세운 원주시에 대해서 편법이나 쓰는 도시라고 인식하게 될 것"이라며 "무의미한 재정운용이라고 생각하며, 이러한 예산을 문화와 교통 인프라 등을 확충하는데 투입해 대학생들이 지역에 오래 머물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학생들도 학자금 지원사업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은지(한라대 3학년) 학생은 "돈 5만원에 내가 살던 곳을 내팽개치는 느낌"이라며 "결국 원주를 떠날 학생들이기 때문에 예산낭비일 뿐 실효성엔 의문이 들어 보다 의미있는 일에 예산을 투입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원주시는 당장 사업을 중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국회의원 2명을 선출해 주요 현안사업을 추진하는데 큰 도움이 됐고 수년간 학생들에게 학자금을 지급해왔기 때문에 한순간에 중단할 순 없다"며 "현직 시의원들과 원주시가 의지를 갖추고 추진한 사업이라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