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크긴 하지만 보온 효과가 있는 러닝복을 입은 시민들은 밤 산책을 나오고 있다. 봉화산택지에 위치한 백간공원은 요즘 같은 때 밤 산책 코스로 더할 나위없다.

퇴근 후 가족들과 함께 백간공원 근처에서 외식을 한 다음 밤 산책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백간공원 옆 인심좋은 '경아네구이(대표: 이경아)'에서는 갈매기살이나 삼겹살, 막창 등 다양한 숯불구이로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

이경아(43) 대표가 자신있게 내 놓은 갈매기살을 발갛게 피운 숯불위 석쇠에 올리니 기름을 태우며 맛있게 구워진다. 노릇하게 구운 갈매기살은 맛깔스럽게 담근 파김치와 잘 어울린다. 또 양파 소스나 양념 장과 함께 쌈으로 먹어도 좋다.

이 대표는 "돼지고기는 국내산 암퇘지만 사용한다"며 "가격이 좀 더 비싸긴 하지만 품질이나 맛에서 월등하기 때문에 자신있게 내 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식사를 하다보면 외식이라는 기분 보다 친척집에서 밥을 먹는 듯 편안한 느낌을 받는다.

이 대표는 주위에서 인심은 좋으면서 재료를 고르는 데는 깐깐하다는 평을 듣는다. "음식 재료를 공수하면서 신선하지 않거나 문제가 있으면 성질이 깐깐해진다"는 이 대표. 그래서 재료에 자신 있는 업체만 골라 거래한다.

이 대표는 "고기를 납품 하는 분도 상당히 고집이 있는 분이다"며 "그 분 고집을 알기 때문에 고기 품질을 믿을 수 있다보니 맛도 좋다"고 말했다. 또 "쌈 채소와 같은 재료는 신선하지 않으면 당장 달려가 깐깐한 성질을 보여준다"며 웃음짓는다. 하지만 손님들에겐 인심을 팍팍 쓴다. 본인이 손수 만든 반찬을 손님이 맛있게 먹어주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어릴 적 어머니가 두부집을 하셔서 식당 일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있다"며 "그래서인지 나중에 어른이 되면 버젓한 식당 하나 운영하는 것이 꿈이었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식당 노하우를 직접 전수받진 않았지만, 그 음식을 맛보며 자랐기 때문에 어머니의 손 맛을 그대로 물려 받았다.

이 대표가 어머니의 손 맛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서인지 개점 후 손님이 줄면 어떻할까 하는 고민을 해본 적이 없다. 파김치, 열무김치, 총각김치, 배추김치를 비롯해 모든 밑반찬을 이 대표가 직접 만드는데다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횡성산 더덕을 구입해 일일이 껍질을 까고 두들겨서 양념한 더덕무침도 인기있는 반찬 중 하나다. 경아네구이에선 구이류가 주 메뉴지만, 점심시간에도 손님이 꽉 찬다. 특히 해물순두부와 주물럭쌈밥은 이 대표가 개발한 인기메뉴다.

이 대표는 "다른 식당에서 음식을 먹으면 왠지 모를 느끼함에 더부룩하곤 했다"며 "느끼함을 잡고자 북어, 다시마 등으로 육수를 만들어서 해물순두부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또 "집에서 종종 내놓던 주물럭을 쌈밥과 결합시켰더니 인기 메뉴가 됐다"고 덧붙였다. 구이를 다 먹고 보통 식사로 된장찌개나 소면을 택하지만, 단골손님은 비밀을 아는지 청국장을 주로 주문한다. 한 평생 콩 요리를 해오신 어머니가 청국장을 직접 띄워 공수해 준다.

경아네구이에선 점심메뉴와 저녁메뉴가 다르다. 점심메뉴로는 김치찌개(6천원)와 된장찌개(6천원), 곱창순두부(7천원) 등이 있다. 특히 청국장(6천원), 해물순두부(6천원), 주물럭쌈밥(7천원) 등이 인기메뉴다. 저녁메뉴론 생갈매기살(150g, 1만2천원)과 생삼겹살(200g 1만1천원), 양념돼지주물럭(200g 1만원), 소막창(200g 1만원), 돼지막창(200g 9천원)이 있다. 오전11시부터 자정까지 영업하며, 2·4주 일요일은 휴무. ▷문의: 742-7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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