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푸드 사업은 지역공동체 문화 회복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원주에서 생산된 건강한 먹거리를 원주시민이 소비하면서 지역주민 건강증진은 물론 지역농민 소득증대와 기후변화 대응 등 여러가지 순기능이 발생한다.

원주시에서 인증하기 때문에 믿고 먹을 수 있으며, 먹거리를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지역공동체 문화가 움트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들은 원하면 언제든지 달려가 원주푸드 생산현장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우리 먹거리'라는 공유 의식을 확산시킬 수 있다.

이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원주푸드 사업이 초반부터 삐걱거리며 관계기관과 농민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원주시는 원주푸드종합센터 건립비와 진입교량 설치비 등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약 100억원을 투입했다. 이를 통해 하드웨어 공정은 차질없이 진행됐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지역농산물 조달 시스템은 견고하게 만들지 못해 3월 학교급식에 원주푸드를 공급하지 못했다.

원주푸드 생산을 위해 원주시가 지난 2012년부터 농가들에 비닐하우스를 공급했는데도 불구하고 농산물이 생산되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원주푸드종합센터는 관내 87개 초·중·고교 중 시골에 위치한 소규모 초등학교 31곳과 중학교 2곳 등 33개 학교에만 급식 식재료를 납품하고 있다.

학교 측에서는 원주푸드종합센터와 계약하기 위해 일정을 최대한 늦췄지만 원주푸드종합센터에서 미처 준비하지 못해 종전 납품업체와 계약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치밀하지 못한 사전준비로 인해 첫 출발이 산뜻하지 못하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 원주푸드종합센터가 정식 개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같은 비판이 원주시로서는 억울할 수 있다. 그러나 농민들의 기대가 큰 만큼 시작부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문제점을 들춰낼 게 아니라 원주푸드 사업이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모든 지역역량이 모아져야 한다. 특히 지역농협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간 지역농협들은 원주푸드 사업에 관여하지 않았으나 이제부터는 전면에 나서야 한다.

작목반을 관리하면서 농산물 수급을 조절하는 역할은 원주시보다 지역농협이 전문가이며, 지역농협에서 해야할 당연한 임무이다. 조합원인 농민을 위해서도 지역농협에서 원주푸드 사업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원주농정의 큰 틀을 바꾸는 사업에 지역농협이 방관자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원주푸드종합센터 개장은 농민들에겐 거대한 판로가 생긴 것을 의미한다. 유통단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종전보다 수익이 늘지만 농민들은 현재 반신반의 하고 있다. 농민들에게 확신을 심어줄 수 있도록 지금부터 원주시 농정은 원주푸드 사업에 가장 큰 비중을 둬야 한다. 전국 최초의 시도여서 다소간의 시행착오는 불가피하지만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는 만큼 이를 계기로 원주푸드 사업이 더욱 단단해지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