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용 우산동장을 비롯해 지역주민들이 작사를 맡은 우산동가가 지난해 말 발표됐다. 친근한 노랫말과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가 매력인 우산동가가 탄생하기까지는 일등공신으로 원종락(65) 작곡가가 있었다.

원 작곡가는 "지역 노래를 만들 때 가사는 주민들이 짓게 했다"며 "자신이 지은 노래가 들리면 지역에 대한 애향심이 높아지고 노래에 대한 애정도 커진다"고 말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원 작곡가는 '가자가자 치악산', '장미블루스', '섬강나루' 등 원주 향토가요 18곡을 발표했다. 원 작곡가가 원주에 정착한 건 지난 1990년. 서울 출신이지만 본적이 원주인데다 친인척이 많고 환경적 요인에 끌려 원주에 눌러앉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이득형 작곡가를 만난 것이 작곡가 인생의 출발점이었다. "노래를 만들어 가면 선생님께서 개인 레슨을 해주셨다"며 "학교에 다니며 음악 이론 등을 공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이 다소 생소한 시기였지만 선생님을 만남으로써 작곡가 인생이 시작된 것 같다"며 "지금까지 그 인연이 이어져 온다"고.

반세기 인연으로 당시에는 제자로서 배웠지만 지금은 스승이 되어 도움을 주기도 한다는 원 작곡가. 이제는 전국 각지에 제자들이 찾아온다. 80년대 퍼포먼스로 무대를 누비던 기타리스트 김수철도 원 작곡가의 제자 중 한 명이다.

이처럼 원 작곡가가 오랜 음악 인생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배움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펜으로 곡을 쓰던 세대에서 디지털 세대로 넘어올 때도 노익장을 과시하며 PC를 배웠다. 그는 "새로운 것에 대한 기본기를 익히면 수십년간 해온 음악 실력으로 금방 응용이 가능하다"며 "컴퓨터를 배울 때도 금세 컴퓨터로 곡을 쓸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원 작곡가는 음악만 해온 것은 아니다. (사)대한가수협회 강원도지회장, (사)한국영화음악협회 강원도지회장 등을 맡아 활동했다. 또 (사)한국청소년육성회 원주지구회장과 박건호기념사업회에서도 일했다. 청소년가요제와 박건호가요제를 추진하기도 했다. 새로운 것에 항상 부딪히며 배우고자 하는 자세와 지역 단체 활동으로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많은 단체에 몸담고 있지만 결국 작곡가 원종락이 가장 마음에 든다"는 그는 "마지막까지 가지고 갈 직함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원 작곡가는 최근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찾아온 후배 가수들의 신곡 작업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원주를 알릴 수 있는 향토가요는 계속 만들 계획이다. 세상을 등지기 전 원주를 배경으로 작곡한 곡이 전국적으로 히트치는 게 목표이다.

음악인의 길을 가고자 하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원 작곡가는 "기본기에 충실하라"고 말한다. 피아노 건반을 잘 다루는 것과 화려한 기타 주법을 익히는 것도 좋지만 그런 음악가들 중엔 악보 조차 볼 줄 모르는 사람도 많다는 것이 원 작곡가의 지적이다.

하나를 배우더라도 정공법을 택하는 것이 지름길이며, 재능보다는 절박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분야 중 하나라도 배고프고 절박하게 파고들면 분명 성공의 길은 열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