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국민소득 82달러, UN이 인정한 125개 국가 중 101번째로 가난한 나라', 남의 얘기가 아니다. 1961년 우리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5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1인당 국민소득 2만3천달러, 국내 총생산 세계 15위, 수출 세계 8위, 조선·철강산업, 인터넷 보급률, 반도체 생산율 세계 1위로,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다. 그야말로 찢어지게 가난했던 우리는 이제 부자나라가 되었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지금 우리는 행복한가?

최근 언론에 보도된 자료를 보자. "한국 자살률 7년째 OECD국가 중 최고, 하루 평균 42명 자살!", "한국 행복지수 32위 너무 낮아, OECD국가 중 최고 꼴찌!", "세계 노동시간 1위, 대한민국은 피로한가!" 세계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자화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통계들이다. 이뿐만 아니다. 사회불평등지수 세계 1위, 저출산율, 이혼율, 심지어 1인당 술소비량과 흡연율도 세계 1위를 달린다. 경제적 부는 이루었지만 결코 행복하지 않은 대한민국, 그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적 부가 어딘가에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경제가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 수도권에 인구를 포함해서 우리나라 국부의 과반수 이상이 몰려 있다. 국내 10대 기업에 국내기업 순이익의 30%가 몰려 있다. 정보기술, 석유화학, 철강 등 4대 주력 업종에 국내 순이익의 45.6%가 몰려 있다.

개인간, 지역간 그리고 도농간 소득격차도 심각한 수준이다. 빈부격차, 양극화로 대변되는 부의 집중 현상은 고용없는 성장과 맞물려 국민들을 힘들게 하고 또 불신의 사회를 조장하고 있다. 이것이 진정 경제대국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미래 모습인가?

최근 다양한 학자들이 사회적경제를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한가지 공통점은 '부를 최대한 잘 분배함으로써 시장자본주의의 폐해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는 것'이다. 강원도에는 생산, 소비, 호혜, 분배 영역에 걸쳐서 모두 642개의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활동하고 있다.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자활기업, 협동조합(소비자, 의료, 신용, 육아 등) 등이 그것이다. 이들이 강원도에서 차지하는 일자리 비중은 약 0.5%, 매출액 비중은 약 0.24% 정도로 추산된다. 아직 미약한 수치지만 이들은 '인간적인 경제'를 추구하며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원주시는 대한민국 협동조합의 메카로 불려지고 있다. 국제협동조합 회의에서 세계적으로 협동조합이 발전한 10개 지역을 선정하여 연구를 추진할 예정인데, 여기에 강원도가 선정되었다. 바로 원주시의 협동조합 역사와 활동이 이룬 성과이다. 또한 원주시는 타지역에서 협동조합을 연구하고 운영하는 분들의 현장답사 대상지로 각광받고 있다.

원주노인생활협동조합, 원주의료생활협동조합, 원주 한살림생활협동조합, 밝음신협, 그리고 원주 새벽시장, 원주 로컬푸드, 학교급식지원 등 원주 그 자체가 협동조합 도시이다.특히 최근에는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가 중심이 되어 '원주 사회적경제 블록화사업'을 전개해 협동조합간의 협력 경제를 추구하고 있다.

지난해 일산동 지하상가 협동광장은 대한민국 협동조합의 허브가 된 것이다. 원주 협동조합의 역사와 조합원들의 진정성 그리고 원주시민들의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리 시민들이 함께할 때 원주 사회적경제의 미래는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