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문을 여는 원주푸드종합센터가 무늬만 '원주푸드(Wonju Food)'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쌀을 제외하고는 모두 타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3월부터 학교급식 식재료로 공급되기 때문이다.

원주푸드종합센터(이하 종합센터)는 60억원이 투입돼 흥업면 대안초교 부지에 신축됐으며, 3월 개학하면 학교급식 식재료를 납품할 예정이다. 체계화된 시스템을 갖추고, 농·수·축산물을 일괄 공급한다는 점에서 관내 87개 초·중·고교 대부분이 종합센터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종합센터는 쌀을 제외한 학교급식 식재료를 농협중앙회가 운영하는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에서 조달할 계획이라고 원주시 관계자는 밝혔다. 지역농산물 수급체계가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주시가 2009년 제정한 '원주푸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서 원주푸드는 원주에서 생산·가공돼 2단계 이하의 유통단계를 거친 식품으로 정의했다. 하지만 작년 9월 개장한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는 3단계의 유통경로를 거쳐 전국에서 농산물을 수집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농산물을 조달할 경우 원주푸드가 아닌 셈이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전국 최초의 시도여서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며 "4월 말 부터는 일부 지역농산물을 조달할 수 있으며, 최종 정착되기까지는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해명했다. 원주시는 원주푸드 공급을 위해 2012년부터 올해까지 23억7천여만원을 투입해 이중하우스 120동과 시설하우스 115동을 조성하며, 2012년 조성한 이중하우스 40동에서 4월 말 부터 농산물이 생산된다는 게 원주시의 설명이다. 또한 원주시는 160여 농가로부터 원주푸드종합센터에 농산물을 납품하겠다는 의향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까지 농가와 계약한 물량은 전혀 없는 데다 물량 예측조차 못하고 있다. 농민단체들은 이같은 상황이 충분히 예견됐는데도 불구하고 원주시가 업무를 태만히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원주푸드종합센터는 지원센터, 유통센터, 인증센터로 구성되며, 이중 지원센터와 인증센터는 원주시에서 직영하고, 유통센터는 원주원예농협에 위탁·운영한다. 따라서 지원센터를 담당하는 원주시가 사전에 치밀한 준비를 통해 원주푸드종합센터 개장에 맞춰 지역농산물 수급체계를 갖췄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재록 한국농업경영인 원주시연합회장은 "원주푸드 인증기준이 매우 까다로운 데다 농산물을 어떻게 납품하는지 모르는 농민이 대다수"라며 "지역농산물 공급체계를 갖춘 뒤 종합센터를 개장할 수 있도록 개장시기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주푸드협동조합 박수영 사무국장은 "단계적으로 지역농산물 공급을 확대한다는 로드맵 조차 없는 게 더욱 큰 문제"라며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서라도 계약재배를 통한 계약생산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