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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신과짚신-꽃게·묵은지 닭볶음탕 선호
길거리 막걸리로 인심
2014년 01월 27일 (월) 이민성 기자 sungnews@wonjutoday.co.kr
   
 

   
 
자녀의 사춘기 투정을 고스란히 마음으로 상처받는 아버지…. 직장 중견으로써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에서 괴리감을 느껴도 참아야 하는 가장….

아내 잔소리와 바가지에 묵묵함으로 속상한 부인을 포용하는 남편…. 이 시대 40대는 소리 없이 울어야 하고, 어느 곳에서도 쉴 수 없는 세대가 아닐까?

단구동 박경리문학공원에서 조금 올라가면 격자무늬와 옹기가 인상적인 꽃신과짚신(대표: 강구익)이라는 상호가 보인다. 40~50대의 휴식공간을 만들고자 했다는 강구익(49) 대표도 직장을 등지고 나온 이 시대의 40대 가장이다.

강 대표는 "회사는 젊은 인력이 충분히 끌고 갈 수 있는데, 계속 남아 있는 건 기득권만 가질 뿐이라고 생각했다"며 "평소에 해보고 싶었던 가게를 오픈했다"고 말했다. 강 대표가 꽃신과짚신 문을 연 건 지난 2010년 초겨울이다.

"원래는 먹내골을 만들고 싶었지만, 잘 안 됐다"며 "먹내골은 '먹은 만큼 돈 내는 곳에 아름다운 골짜기의 집'의 줄임말로 손님이 음식값을 정해 지불하는 가게"라고 말했다. 강 대표의 먹내골은 2~3개월 운영하다 경제적 문제로 결국 지금의 꽃신과짚신이 됐지만, 마음 속 먹내골은 강 대표의 목표가 됐다.

먹내골을 만들고 싶었던 강 대표인 만큼 나누고자 하는 마음 하나는 누구보다 일품이다. 사시사철 길 가는 행인들을 위해 저녁 영업을 시작하기 전인 오후6시까지만 길거리 막걸리를 서비스한다. 길거리 막걸리는 오가는 사람들이 벨을 누르면 막걸리와 간단한 안주를 내주는 서비스다.

"겨울에는 추우니까 사실 많이 없고, 봄·가을에 특히 벨 누르는 분들이 많다"며 "사실 생각보다 벨을 누르는 사람은 적지만, 이젠 벨 누르시던 분들이 단골로 온다"고 말했다.

꽃신과짚신 내부는 상호 그대로 짚신과 지게 등 다양한 소품으로 꾸몄다. 강 대표는 "요즘 막걸리 집들은 옛날 서민층이 모델"이라며 "서민층이라도 고급스럽게 막걸리를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또 "막걸리만 파는 주점이 아니라 저녁 식사를 하면서 만남의 시간을 갖는 분위기로 변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격자무늬 칸막이가 다른 테이블과 완전히 막혀있는 건 아니지만, 독립된 공간이라는 느낌이 고급스러움을 더해준다.

멋집이라고 해서 맛에 소홀한 것은 아니다. 얼큰한 닭볶음탕에 묵은지나 꽃게를 얹어 푸짐함과 가격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또 더덕으로 유명한 횡성 더덕은 당일 판매할 양만 손질한다. 때문에 더덕 메뉴가 많이 팔린 날에는 더덕을 맛 볼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강 대표는 "막걸리 집이지만 이제는 음식점으로 생각하는 손님이 많다"며 "꽃게닭볶음탕과 묵은지닭볶음탕 때문에 식사만 하러 오는 손님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30대는 꽃게닭볶음탕을, 40~50대는 묵은지닭볶음탕을 선호한다는 게 강 대표의 귀띔.

꽃게닭볶음탕과 묵은지족볶음탕, 묵은지닭볶음탕 (이상 3만원)이 주력이며, 묵은지돼지김치찌개, 매콤불고기전골(이상 2만원)도 인기 메뉴다. 또 도루묵찌개(2만5천원)와 과메기(2만원)도 지금이 제철이다. 오후3시부터 새벽3시까지 영업하며, 2인부터 30인까지 테이블 구성이 가능하다. 연중무휴. ▷문의: 746-6231

이민성 기자
sungnews@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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