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 규제완화 카드를 꺼내들 기미를 보이자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2일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기업 투자와 관련된 규제를 백지상태에서 전면 재검토해 꼭 필요한 규제가 아니면 모두 풀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올해 초 신년기자회견에서도 나왔다. 박 대통령은 "투자관련 규제를 백지상태에서 전면 재검토해 꼭 필요한 규제가 아니면 모두 풀겠다"며 "경제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선을 통해 경제가 활성화 되도록,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지역경제계는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당장 산업용지를 분양해야 하는 원주기업도시 관계자는 "작년에 지원우대지역으로 지정돼 기업유치에 다소 숨통이 트였는데 수도권 규제가 완화되면 기업유치 수요가 줄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올해 전체 산업용지 분양을 목표로 했는데, 수도권 규제완화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기업 이탈도 걱정된다. 뿌리 산업이 빈약한 원주 산업구조상 도금이나 금형 등의 공정을 경기도에서 하고 있는데 규제가 완화되면 수도권 지역으로 이전할 기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 한 제조업 관계자는 "몇 안되는 지역 내 중견기업들은 물류비만 해도 수백억원 대 일 것"이라며 "수도권 규제완화가 지역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강릉원주대는 원주캠퍼스를 수도권 동부와 영서·영동지역을 아우르는 IT공대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교육부가 2023년까지 대학 입학정원을 16만명까지 줄이고 그에 대한 방안으로 대학 등급별 분류에 인원 감축안을 제시하자 지역 대학들은 "최상위 등급에 해당하는 수도권 12개 대학은 정부의 지원을 받느니 정원을 유지하는 편이 경영학적으로 훨씬 유리하다"며 "수도권 규제 해제가 대학에도 적용된다면 도내 대학들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