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공약했던 첨단의료기기 생산단지 구축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 대통령은 후보시절 의료기기 첨단기술 연구결과를 제품화하는 생산·수출거점으로 원주에 첨단의료기기 생산단지를 구축하는 한편 의료기기 제품 생산·수출 지원기관을 설립하고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국비지원 근거를 마련해 입주기업 세재·재정지원 및 정주여건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7천억원이 필요하다. 의료기기 생산수출단지 지원 특별법 제정, 산업부 산하 한국의료기기산업진흥원 설립, 의료기기 생산·수출 거점단지 추진 및 의료기기 생산전용공단 등을 조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5년간 추진되는 400억 규모의 의료기기 생산전용공단 외에는 진척이 없다.

의료기기산업 관계자는 "기업도시와 부론산업단지 등 산업기반 조성사업이 많기 때문에 국토부에서 규모를 축소한 것 같다"며 "복지예산 확대와 대구·오송 첨복단지 예산투입도 공약이 축소된 이유"라고 밝혔다.

하지만 태장동 의료기기산업기술단지나 동화산업단지를 비롯한 기존 산업단지는 이미 포화상태이고, 부론산업단지는 조립금속가공제품제조업, 기계 및 장비제조업 등이 유치업종이기 때문에 원주는 산업용지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의료기기 생산전용공단 사업을 추진하지만 규모가 빠듯해 정부에 공약사항 이행을 건의할 계획"이라며 "하지만 정부예산이 부족하고 기획재정부가 한국의료기기산업진흥원 설립 등의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기기 생산수출단지 지원 특별법 제정 문제도 가닥이 잡히지 않고 있다. 이강후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논의 중이지만 특별법이 국가 예산이 바로 투입되는 것이라 법 제정이 간단치 않다"고 말했다.

특별법이 제정돼야 한국의료기기산업 진흥원 설립을 비롯한 생산·수출 거점단지가 조성되는데 진척이 없고, 주무부처인 산업부도 사업추진에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