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강에 얼음을 깨고 들어올린 정치망.

불법어구 정치망을 사용한 무분별 어업행위로 간현관광지 내 섬강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정면 간현관광지는 매년 섬강축제가 열리고 수 만명의 캠핑족이 찾는 원주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이다. 지정면에서 부론면까지는 섬강 일대에 내수면 어업자들이 허가를 받아 조업을 하고 있는데 통발, 자망만을 사용해야 하며, 대량포획 도구인 정치망을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하지만 지난 수 년간 강을 가로막고 물고기를 유도하는 정치망 어업으로 토종어종의 개체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또한 매년 여름 섬강축제 때 방류하는 치어들까지 싹쓸이식으로 포획해 생태환경의 파괴도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겨울철에는 설치한 그물을 걷지 않아 강물이 얼면 망속 고기들이 집단 폐사하는 일이 벌어지고, 찢어진 그물망 등이 버려져 주변이 오염될 위험이 있는 등 사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섬강수계수질환경감시단 박창근 단장은 "10여년 전부터 매년 섬강축제 때 메기, 쏘가리, 붕어 등 토종물고기의 치어를 5~10만마리씩 방류해오고 있는데, 내수면 어업 허가자들의 무분별한 어업행위가 도를 지나쳐 마치 그들을 위한 치어방류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송리부터 간현대교까지 이어지는 섬강 일대에는 20여구의 정치망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감시단은 파악하고 있으며, 내수면 어업 허가자들의 불법행위로 보고 있다.

100~200m 마다 십자형 자루를 달고 있는 정치망이 설치돼 있어 물고기의 산란이나 이동에 방해가 되고 있다. 환경감시단 한 대원은 "지난 여름엔 수달이 그물에 걸려 빠져 나가지 못해 죽은 것을 목격했다"며 "업자 소수만을 위한 강이 아니고 섬강을 즐기는 관광객과 지역 사람들 모두가 지켜야 하는 공공 자원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멸종위기동물로 천연기념물 330호로 지정된 수달이 간현관광지 인근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물의 위험성을 더하고 있다. 원주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섬강 일원에 17명의 허가자가 어업을 하고 있고 지정면에는 7명정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비정기적으로 불시단속을 하고 강원도에서도 교차단속을 하고 있지만 그동안 불법어구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박 단장은 "지역주민을 위한 강이 돼야지 소수만을 위한 강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지역 여론이다"며 "그동안 이웃이라고 생각해 참았지만 도를 지나친 불법행위는 허가권을 취소시켜서라도 금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망: 자루 모양의 그물에 테와 깔때기 장치를 한 어구를 어도에 부설하여 대상 생물이 들어가기는 쉬우나 되돌아 나오기 어렵도록 장치한 어구. 어구를 일정한 장소에 일정 기간 부설해 두고 어획하는 어구 어법이며 단번에 대량 어획하는 데 쓰임. 연안의 얕은 곳(대략 수심 50m 이하)에서만 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