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이 '필수'인 시대다. 개인이나 기업을 평가하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신용이라는 것은 오랜 기간 동안 축적되는 것이지만 자칫하면 한순간 추락할 수도 있다. 평소 신용관리를 통해 높은 신용등급을 받는 것과 이를 유지하는 것 모두 중요하다.

요즘과 같이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기업의 신용관리는 그 중요성이 한층 더 부각되고 있다. 신용등급이 상거래에서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조달청, 지자체 등 공공기관의 납품업체 선정심사에도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용등급은 기업의 자금조달 및 금융비용과도 직결된다. 평소에 신용관리를 잘해온 기업이라면 신용만으로도 필요한 시기에 담보 없이 자금조달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적용금리에 있어서도 우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낮으면 담보가 있어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필자가 근무하는 신용보증기금은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에게 신용을 제공하여 그러한 기업이 원활히 자금조달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곳이다. 매출증가나 대규모 수주 등으로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들이 신용보증기금을 찾지만 신용보증기금을 찾는 모든 기업이 신용보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금융기관 연체나 세금체납이 없어 기업의 신용상태가 양호하리라 생각했지만 평소 다른 부문의 신용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발길을 돌리는 중소기업도 적지 않다.

신용관리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금융기관 연체, 세금체납, 소유부동산에 권리침해가 없어야 하고 각종 공과금 납부에도 철저해야 한다. 이외에도 중소기업인이 알아두어야 할 신용관리 요령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정확한 재무제표 작성과 중요 계정과목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신용평가는 총체적으로 이루어진다. 그 중 재무상태는 신용을 평가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우선 재무제표의 허위작성이나 분식결산을 지양하고 정확성을 높여 재무정보에 대한 신뢰성을 갖춰야한다.

이때 가지급금, 가수금 등 가계정을 최소화하고 가능하면 임의 외부감사를 받는 것도 좋다. 또한 차입금 의존도를 낮추고 자기자본을 확충하여 부채비율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차입금 의존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이자부담이 가중되어 수익성이 저하되고 안정성도 낮아진다. 매출증가가 반드시 신용등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매출증가에만 노력하기보다 수익성 제고와 현금흐름 관리에 힘써야 한다.

둘째, 대표자의 CB등급(개인신용등급)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법인기업의 경우 법인의 신용과 대표자의 신용을 별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기업체 신용평가시 대표자의 CB등급이 반영된다. 대표자는 CB등급 향상을 위해서 대부업체나 캐피탈사보다는 시중은행의 대출 및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고, 대출을 이용할 때는 가급적 1~2개의 은행으로 거래를 집중하는 것이 좋다. 또한 타인에 대한 보증이나, 대부업체 등의 신용조회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

셋째, 신용관리는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기업의 신용도를 평가할 때는 어느 특정시점의 신용상태만 놓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몇 년 동안 쌓아온 신용도를 누적적으로 분석한다. 정기적으로 기업 및 대표자의 신용도를 체크하고 문제점을 검토하여 높은 신용등급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신용은 기업의 경쟁력이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책도 모든 중소기업에게 무차별적으로 해당되는 방식이 아니라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고 자구노력을 하는 기업을 선별하여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중소기업 스스로 신용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철저히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