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기준으로 원주에서는 진광고가 2만2천700여점의 장서 및 비도서를 보유해 관내 고교 중 가장 많은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북원여고는 자료구입비와 운영비를 포함해 가장 많은 3천여만원의 예산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원주여고는 1만5천여권의 자료가 대출돼 학생들이 가장 많은 자료를 빌려본 것으로 집계됐다.

원주에 있는 14개 고등학교는 모두 도서관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학교별로 평균 1만2천권의 장서와 비도서 100여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자료구입과 도서관 운영을 위해 학교별로 1천만원 가량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다.

김모(18·치악고) 군은 "가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곤 하지만, 책이 늘었거나 별다른 프로그램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안모(18·진광고) 군도 "도서관 시설이 개선되거나 장서가 늘어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도서관 관계자에 따르면 대한출판협회에서 책정하는 도서구입 단가는 권당 1만3천원 수준이며, 다량 구매 할인 등을 고려했을 때 보통 권당 1만원 수준이다. 때문에 학교별로 구매하는 도서량은 연간 1천권 내외로, 운영비를 제외하면 연간 500~600권을 구매하는 수준에 그친다는 것.

훼손 등의 이유로 파기되는 도서를 감안하면 도서량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교육 관계자는 "매년 쏟아지는 신간 중 학생들에게 읽혀야 할 신간을 구입하기엔 자료구입 예산이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지창욱 진로진학센터장은 "모든 학교가 교내 글쓰기 대회나 독후감 대회를 개최하는 등 학생들의 독서를 장려하고 있고, 생활기록부 전형을 통해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책을 읽는 학생도 증가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수업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독서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 교사는 "교과교실제 수업과 더불어 대대적인 리모델링으로 카페형 도서관을 조성하면 학생들이 책과 함께하는 휴게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기본운영비의 5%를 도서관 자료구입 및 운영에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며 "모든 학교 자료구입비를 학급당 30만원, 기본장서의 질 개선사업으로 학교당 100만원씩 기본운영비를 추가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도서관 환경개선을 위해 30여개 학교 도서관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으며, 도서관 운영 및 독서 교육과 관련한 메뉴얼 및 독서교육 정보공유를 위한 월간 신문을 발행해 일선 학교에 배포하고 있다. 하지만 "자발적이고 지속가능하도록 프로그램을 유도하다보니 학생들의 체감이 적은 것 같다"며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보급하고 일선 학교들의 의견을 취합해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