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원주혁신도시로 이전하는 13개 공공기관 중 3개 기관이 입주를 마쳤다. 예정대로라면 올해말까지 8개 기관이 원주에 웅지를 틀게된다. 이전 대상 기관 중 절반이상이 입주를 마치게 되면 사실상 원주혁신도시시대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지역사회는 생각보다 무덤덤하다. 8년전 혁신도시로 선정됐을 때 범시민환영대회를 개최하는 등 호들갑을 떨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분위기대로라면 지난해 3개 기관이 입주할 때 입주를 환영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리는 등 환영분위기가 고조됐어야 하는데 그런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시민들 중에는 어떤 기관이 입주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지난해 원주로 이전한 산림항공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보훈복지공단만 놓고 봐도 직원수가 각 100여명에 달하고, 하는 역할이나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않은 기관들이다. 또한 임직원들은 소위 우리사회 엘리트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원주로 거주지를 옮겨 원주시민이 됐다는 것은 원주사회 발전에 큰 도움이 되는 사건이다.

8년전 혁신도시를 유치하려고 노력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다렸던 공공기관들이 속속 원주로 이전하고 있는데 지역사회 반응이 무덤덤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혹여 혁신도시 유치로 인한 효과를 땅값 상승에 만족하고 있다면 큰 오산이다. 혁신도시는 도시 조성 그 자체보다 지역균형발전의 동력을 만드는데 궁극적 목적이 있다. 때문에 혁신도시 유치 효과는 이들 기관들이 하루라도 빨리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만드는데 있으며, 지금부터 우리가 하기에 달려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이전 기관들과의 연대감 조성이 필요하다. 이전 기관 임직원들이 지역사회 발전에 능동적으로 나서게 하려면 이들이 원주에 호감을 느끼고, 지역사회 일원으로 소속감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원주로 온 사람들이다. 지역사회가 환대하지 않는다면 시간이 지난다해도 이방인으로 머물러 있을 것이며 지역사회 발전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지역사회 기관단체들은 물론 사회단체들이 앞장서 이전 기관들과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들의 빠른 정착을 도와주었으면 한다.

또한 혁신도시로 인한 시너지 효과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기관들은 중앙단위 기관인데다 전국을 상대로 업무를 보기 때문에 이들과 연관을 갖고 있는 연구기관, 기업들을 원주로 유치하기가 용이하다. 기관별로 원주유치가 가능한 대상들을 정리해 접촉을 강화하고 이들이 원주로 이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혁신도시로 인한 시너지효과 극대화는 원주시와 지역사회가 올해 가장 관심을 가져야할 정책과제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