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동 시외버스터미널 정문 맞은편에 있는 사무실들은 작년부터 주차전쟁을 벌이고 있다. 원주시청에서 코오롱아파트 옆 골목길을 주정차 단속구간으로 지정하고 매일같이 주차단속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종전에는 골목길 양쪽으로 차량을 주차시킬 수 있어서 주차난이 덜 했는데, 한쪽에만 주차하도록 하는 바람에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크게 줄어들었다. 우리 사무실을 비롯해 주변 사무실 사람들은 출근시간을 30분 정도씩 앞당기는 등 그야말로 주차전쟁을 벌이고 있다.

코오롱아파트 옆 골목길에 늘 차량이 주차돼 있는 원인은 아마도 시외버스터미널이나 고속버스터미널 이용자들이 이곳에 주차하거나 단계택지에서 볼일이 있는 사람들이 이곳에 주차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곳에 사무실이 있는 직원들은 멀리 떨어진 교도소 인근 골목에 주차시키고 출근하는 실정이다.

얼마 전 직원들과 함께 주차전쟁 얘기를 나누다 한 직원이 좋은 아이디어를 내서 원주시청에서도 검토해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원주투데이에 독자투고를 하게 되었다. 우리 직원이 낸 아이디어는 대부분 아파트 주차장이 낮에는 비어있기 때문에 아파트 주차장을 활용해 주차난을 해소하자는 것이었다.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일터로 출근하고 나면 아파트 주차장은 텅 비게 된다. 코오롱아파트도 낮에는 비어있다. 대부분 직장의 출·퇴근 시간이 비슷하기 때문에 아파트 주차장을 잘 활용하면 도심 주차난을 어느정도는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사무실 근처 뿐만 아니라 단계동 일대와 남부시장 부근 등 여러 곳에서 주차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도심 대부분 지역에 아파트가 있기 때문에 잘만 활용하면 주차난 극복에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물론 대가는 지불해야 할 것이다. 무분별하게 외부인의 아파트 출입을 허용하면 아파트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기 때문이다. 직원들에게 물어보니 월 5만원 정도는 주차비로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한다. 주차비를 내는 사람들에게 아파트 출입증을 지급해 낮시간에 주차하도록 허용하면 입주민들도 아파트 관리비 절감이라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차량 20대만 주차할 수 있도록 허용해도 월 100만원의 수입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시민들이 아파트 측과 이같은 논의를 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원주시청에서 이와 관련된 제도를 만들고, 원하는 아파트는 신청 받아 사업을 추진하면 도심 주차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영업을 위해 차량이 꼭 필요한 입장에서도 주정차 단속은 필요하다. 그러나 단속 못지않게 주차할 공간을 확보해 주는 것도 원주시청의 임무라고 본다. 도심은 땅값이 비싸서 주차장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원주시청에서 아파트 주차장 활용과 같은 차선책 마련에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