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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경제학자가 바라본 '원주문화비전2020'
2014년 01월 06일 (월) 임상오 상지대 경제학과 교수 wonjutoday@hanmail.net
   

본격적인 창조경제시대를 맞이하여 지역문화와 지역경제의 상생을 도모하는 미래 비전과 과제의 도출(추진)은 지속가능한 도시를 지향하는 도시라면 예외가 아니다. 지난 12월 18일 (재)원주문화재단 주최로 열린 '원주문화비전2020' 공청회는 시기적절할 뿐 아니라 원주 지역의 미래 모습을 문화적 관점에서 디자인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 공청회는 지난 해 초 문화부가 실시한 사업('2013지역문화컨설팅 지원 사업')에 선정된 이후, 지난 1년간 연구자들과 지역 내·외 문화예술 전문가들과의 지속적 대화의 산물인 동시에 원주시민(전문가)을 대상으로 실시한 통계조사를 기반으로 개최된 것이다.

공청회 자료에 따르면, '원주문화비전2020'은 '사람', '삶', '공간(도시)' 등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5대 목표와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7개 추진 과제와 60개 이상에 달하는 사업으로 구성된다. 그 속에는 군사박물관 건립, 미술관(시립, 도립) 조성, 시민문화예술촌 건립, 원주 얼 광장 조성, 근대역사관 조성 등 하드웨어 구축과 함께 생명 인문학, 지역학(원주학) 육성 등 소프트웨어 사업이 들어 있다.

'원주문화비전2020'이 우리지역문화의 미래 비전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 점에 대한 성찰이 요청된다.
첫째, 원주의 문화 비전이 원주 비전과 분리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주비전 2020'과의 관련성에 대한 논의가 보이지 않는다.

2011년 원주시가 선포한 '건강하고 푸른 레저관광·경제도시 원주'는 그 핵심이 '레저관광·경제도시'를 지향한다는 것인데, 문화적으로 어떻게 뒷받침하여 '레저관광·경제 도시 원주'를 만들겠다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 선진 도시들의 경험에 따르면, 문화(레저관광)와 경제가 상호 보완적일 때에는 도시에 시너지 효과를 초래하지만 서로가 상충관계에 놓이면 지역발전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둘째, 추진 목표와 과제와의 관련성에 대한 논의가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 특히 '지역방문자산업 경쟁력 제고'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내용은 아직 완성되지 않아 보이고, '지역맞춤형 독립적 문화 거버넌스 체제 구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도 원주문화재단이 향후 어떤 역할을 담당할 것인지가 분명하지 않다.

셋째, 추진과제별로 10개 이상에 달하는 세부과제는 지나치게 많아 보이고, 모든 과제 별 조성 규모와 추진과정에 대한 논의는 불필요하지만 미술관이나 시민문화예술촌 등 대표적 하드웨어의 경우에는 보다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제시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넷째, 6년 후의 원주 문화가 보다 진일보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지역문화협의체'의 구성을 제안하기보다도 '2006년도 지역문화컨설팅사업'에서 제시된 '지역축제협의체'가 실현되지 못한 이유를 짚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다. 지금처럼 특정 시점에 집중되는 지역축제의 일정을 조정하는 것에서 논의를 시작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이상으로 공청회 자료를 종합하면, '원주문화비전2020'은 지역문화전문가 및 시민들과의 소통을 위한 지속적 노력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지만 과제별 우선순위에 대한 고려 없이 지역에서 제기된 사업을 단순히 열거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결국, '원주문화비전2020'은 '건강하고 푸른 레저관광·경제도시 원주'에 대한 성찰적 비판 위에서 수립되어야 한다. 문화예산의 증액보다 더욱 시급한 것은 지역의 '고유가치'에 대한 고민과 함께 수평적인 행정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것('행정의 예술화')이다. '문화경제도시 원주'를 뒷받침하는 '원주문화비전2020'의 첫 걸음이 원주시의 '경제문화국'을 '문화경제국'으로 바꾸는 것에서 시작되기를 제안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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