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한 민족이나 사회의 전반적인 삶의 모습이다. 문화는 영어의 'culture'나 독일어 'kultur' 등을 번역한 것이며, 이들은 라틴어 'culture'에서 유래하여 17세기 이래로 유럽에서부터 사용되었고, 원래 '농사' 또는 '육체와 정신의 돌봄'이라는 두 가지 뜻을 가졌다.

문화의 개념은 후자의 뜻으로부터 점차 한 민족이나 사회의 정신적 및 예술적 표현의 총체라는 의미로 형성되어 갔다. 19세기 후반 영국의 인류학자 E. B. 타일러는 문화를 '지식·신앙·법률·도덕·관습 그리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인간에 의해 얻어진 다른 모든 능력이나 습성의 복합적 총체'라 정의하였고, 이것은 가장 오래 되고 가장 포괄적인 문화의 정의로 널리 인용되고 있다.

갑오년을 맞는 원주의 문화행사는 많은 단체와 개인들의 신청과 접수로 지난 12월 31일자로 정해진 일정 속에 준비가 되었다. 우리 시를 대표하는 치악예술관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한 치의 빈틈없이 꽉 찬 행사를 치룰 준비가 되었고, 따뚜공연장, 백운아트홀을 비롯한 몇 안 되는 크고 작은 공연공간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뭔가 빡빡하게 짜여진 틈새를 매번 똑같은 방법으로 같은 단체와 개인들이 반복하는 것을 느끼게 되었는데 이것은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같은 느낌을 갖는다는 것이다. 왜 그렇지?

이즈음 알아야 할 것들이 있다. 문화는 다섯 가지의 속성을 갖는데 여기에 원주의 문화를 대입해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첫째, 문화는 집단 구성원에 의해 공유된다. 사회 구성원 각 개인의 독특한 취향이나 버릇은 문화가 아닌 개성에 속한다.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다른 사회에서와 구분되는 어떤 행위·관습·경향 등을 공유할 때라야 그것은 문화가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원주는 크게 나무랄 때 없는 집단 구성원들로 이뤄져 있다.

둘째, 한 사회의 문화는 학습된다. 인간은 태어나서 한 사회에서 자라면서 그 공유된 문화를 배우게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원주라는 지역만의 독특한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는 것은 분명하다.

셋째, 축적성을 들 수 있다. 인간의 지식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해지고, 그 세대에서 새로 이루어진 내용이 거기에 더해진다. 분명히 축적이라는 단어와 의미는 발전적임을 전제로 하는데 이 부분에서는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넷째, 체계성을 들 수 있다. 문화의 요소는 많고 다양하다. 그들은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면서 하나의 체계를 구성하고 있다. 앞서 테일러의 문화 정의에서 보았듯이 '지식·신앙·법률·도덕·관습 그리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인간에 의해 얻어진 다른 모든 능력이나 습성의 복합적 총체'임에도 불구하고 각기 토막 난 체계의 별동대 역할이 발목을 잡는다.

마지막으로 변화하는 속성을 지닌다. 문화는 끝없는 변화생성의 과정을 겪는다. 외부로부터 한 사회에 유입된 문화는 그 사회의 배경과의 문화접변(文化接變)을 통하여 변한다. 문화는 정지된 상태로 존재하지 않으며 부단히 진화하지 않으면 퇴화할 수밖에 없다. 이제 갑오년 말처럼 원주 문화의 진화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