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문화비전 키워드.

원주 문화예술의 10년, 20년을 바라보고 로드맵을 구축하는 '원주스타일의 지역문화 브랜드 구축을 위한 원주문화비전 2020'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2013 지역문화컨설팅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시작된 이 작업은 지난해 7회에 걸친 문화포럼과 설문조사, 문화예술 그룹별 간담회, 공청회 등을 거치면서 기본 방향이 설정됐다. 전문가 그룹의 자문을 거쳐 이달 중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지난 연말 공청회에서는 원주문화비전의 키워드로 사람과 삶, 공간(도시)을 중심으로 창조적인 생명문화시민 육성과 생명이 넘치는 삶, 생명문화시민들의 활동공간 찾기가 제시됐다.

▷문화정책 확대 ▷지역맞춤형 독립적 문화거버넌스 체제 구축 ▷도시의 창조성과 창의성 강조 ▷문화가 있는 삶의 구축 ▷지역 방문자산업 경쟁력 강화 등이 목표로 제시됐으며 ▷푸른 자연과 어우러지는 역동적이고 문화적인 도시환경 조성 ▷문화로 행복한 원주시민 ▷문화가 있는 원주시민의 삶 ▷원주스타일의 메시지 발신 ▷원주 문화역사자원의 발굴과 보존 계승 ▷문화를 통한 방문자산업 활성화 ▷문화발전 통합체제 구축 등 7개 추진과제와 60개 이상에 달하는 사업으로 구성됐다.

원주만의 고유한 문화정체성을 찾아내고 문화기획인력을 키워내고 시민들의 생활문화활동을 지원하면서 순수 예술가들의 창작지원을 아낌없이 하는 도시. '원주 모두가 감동을 공유하는 문화도시 만들기'가 핵심이다.

원주투데이는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중인 문화예술 기관·단체 대표와 시설 운영자, 현장 예술가, 수혜대상인 시민 등을 대상으로 그들이 생각하는 원주 문화비전 2020에 '반드시 담겨야 할 주요 정책과제'를 들어봤다. 각자의 관심과 무게는 달랐지만 소통과 경쟁, 선택과 집중, 장기적인 투자와 관심, 지역 정체성 확립이란 단어들이 자주 등장했다. 지역의 문화가 관료주의와 성과주의에 밀려 단체장 개인의 치적 쌓기 등의 수단으로 획일화 되어서는 안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있었다.
　
 

 

▲ 장순일

장순일 원주문화원장

전통문화예술을 보전하고 계승, 발전시킬 수 있도록 맥을 잡아주는 내용이 담보돼야 한다.

향토사를 적극 발굴·연구하고 선양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알릴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며 학술연구나 선양하는 역할이 한 곳으로 집중화될 필요도 있다.

그 때 그 때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일원화해야만 일관되고 체계적인 연구가 가능하다. 덧붙여 지역 전통에 기반한 지역 축제가 있어야 한다. 지역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확고한 정책이 필요하다.
　
 

▲ 김병호

김병호 강원미협 회장

원주 문화예술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문화 생산력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양질의 문화가 생산돼야 양질의 문화소비가 가능하다. 문화생산 계획이 치밀해야 하며 생산자인 인적 구성원에 대한 관리와 지원, 데이터 관리 등이 필요하다.

인재는 만들어지는 것이다. 때문에 문화생산자나 시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인재양성을 위한 전략적인 접근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 지역 문화예술계와 문화정책 입안자가 전략을 공유하고 파트너쉽이 가능한 정례기구를 만들어 상설 운영할 것을 제안한다.
　
 

 

▲ 권오현

권오현 극단 치악무대 대표

당장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이 필요하다. 예술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라고 볼 때 현재 지역에서 활동중인 예술가들의 뒤를 이어 20~30년을 이끌고 갈 신진 예술가 양성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

젊은 예술가들을 육성할 수 있는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그들이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뒤 따라야 한다.

이와함께 타 지역의 우수한 예술가를 지역으로 유입해 지역 예술가들과 경쟁을 통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유인책도 필요하다.
　
 

▲ 윤보현

윤보현 한지로그리는세상 대표

지역 내에 산재한 다양한 유휴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모르거나 관심이 없어 그저 지나치는 주변의 많은 공간들을 건축가적 관점이나 관리자적 입장이 아닌 예술가의 관점에서 접근해 디자인하고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를테면 어르신들이 사용하지 않는 경로당 2층이나 각 읍면에 방치되어 있는 복지회관을 예술가들의 창작공간으로 제공하거나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들이 있을 것이다.

주민과 문화예술가·문화예술단체들을 서로 연계해줌으로써 창조적 지역문화생태계를 조성해가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 송태권

송태권 505갤러리 관장

갤러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시민들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현재도 지역 내에 다양한 인문학 강의가 진행중이지만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수준에 따라 단계별 교육기회를 제공해 시민들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

문화예술지원금의 지원방식도 개선이 필요하다.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고 관람하는 단순한 자기만족에 그치지 않고 작품 판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선별한 지역 작가들을 중앙무대에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 김희범

김희범 작곡가·음반 프로듀서

사라져 가는 원주만의 문화관련 자료와 공간들을 수집하고 지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수집한 자료와 공간을 바탕으로 원주만의 추억과 이야기가 담겨있는 다양한 형태의 공연과 창작물을 제작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한 장기적인 투자와 관심이 선행되어야 한다.
　
 

▲ 박미연

박미영 행복원주 명예기자

지역 내 각종 공연과 전시장을 찾다보면 양적인 면이나 접근성에서는 만족스럽지만 공연이나 전시에 따라 퀼리티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느낀다.

시민들이 질 높은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퀼리티가 낮거나 발전없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행사는 지원에서 배재해 과감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

또 의도적으로 군사도시 이미지에서 벗어나려 하기보다는 원주만의 문화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