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9일 원주투데이 18면에 "정당하게 장사하면 손해?"라는 제목으로 실린 글을 보고 가슴이 답답하고 마음 한 구석이 저려옴을 느꼈다.

기독병원 정문에서부터 농협, 자유시장, 관광호텔을 거쳐 평원로까지 통하는 도로변에 자리잡은 노점상들의 불법성을 강조하며 불결한 위생 상태와 허가관계, 납세 문제, 수지타산 등을 나열하며 계속 비판만으로 일관했는데 과연 그 분의 눈에는 인도를 완전히 점거한 상가의 가판대나 규격에 맞지 않는 차양막과 건축물에 덧붙여진 구조물의 돌출된 부분들은 왜 보이지 않았을까?

눈에 보이는 결과나 어떠한 현상에 대해 비판 하거나 논하고자 할 때는 보고싶은 것만 보거나, 보려고 하는 단면만 보고 비판 하거나, 논하는 것은 지극히 비 객관적이고 형평성을 잃은 편협한 생각이라고 본다. 물론 나 역시도 노점을 무조건 옹호하거나 권장 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우리가 제도권 안에 있는 대형 마트를 살펴보자면 그 덩치 큰 대형 마트도 그 큰 덩치가 부족하지 본 건물에 불법 구조물을 덧붙여 난전 같은 점포를 운영하거나 천막을 치고 가판대를 설치해 난장을 펼치지 않는가.

그리고 글쓴이가 거론한 자유시장 앞 상가들도 인도를 완전히 점거해 행인들을 차도로 내몰았으며 건축물은 허가선에서 50~60㎝이상 덧붙여 보행로를 좁게 만들었는데 과연 허가 받은 이들, 가진 것 많은 이들의 불법은 눈 감아도 되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원주시의 행정대집행에 의한 자유시장 앞 노점상 강제 철거도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발목을 잡히고, 노점의 불법성에는 강제 철거라는 철퇴를 가하면서 허가 받은 이들의 불법성은 묵인함으로 인해 자승자박의 형세가 되었고, 형평성을 잃은 공무 집행으로 절름발이가 되어버린 행정대집행은 노점상들에게도 주변 상인들에게도 모두 불신의 골만 깊게 파 놓은 꼴이 되었다.

수도권에서부터 지방 각 시도나 읍면 지역까지 과연 노점상 없는 곳이 있을까?

선진 세계 각국에도 노점상은 있다. 과연 장사가 될만한 자리에 번듯한 상가를 낼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이 있다면 그 누가 비바람 다 견디고 주변의 따가운 시선까지 다 견디며 노점상을 하고 싶겠는가.

우리나라는 물론 복지 정책이 잘 마련된 선진국에서도 국민 모두를 백퍼센트 제도권 안에 두고 관리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옛 어른들 말씀에 "가난은 나랏님도 어쩔 수 없다"라는 말이 있듯 개인의 경제적 파산으로 인해 거리로 내몰려진 이들을 모두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아우르기에는 역부족인 부분도 있는 것이 현실이며, 가까운 지역 정선같은 경우에는 노점이 주축이 되어 특화된 장을 만들어 외지인들을 끌어들이고 주변 점포들과 상생하는 성공적인 모습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이에 나는 감히 제안해 본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추운 겨울날 따끈한 어묵국물 한 컵에, 따뜻한 호떡 한 개로 잠시나마 추위를 녹여 본 추억 하나쯤 갖고 있지 않은가? 노점의 불법성만 무조건 성토하지 말고 그분들의 고단한 삶과 전통시장의 특수성과 오늘을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따뜻한 추억 한 조각을 위해 노점상들을 조금은 부드러운 시선으로 바라봐 주고, 우리의 이웃이기도 한 그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법도 함께 고민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