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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과 어떻게 대면해야 할까?
2013년 12월 23일 (월) 박정은 이신경정신과 원장 wonjutoday@hanmail.net
   

오늘 내가 살아가는 세상과 내일 나의 아이들이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 같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나의 부모님과 나의 세상을 비교해 보게 합니다. 현재 60∼70대 어르신들과 지금 40∼50대, 20∼30대를 묶어서 생각하는 것이 가능한지는 모르겠습니다.

10년을 세대로 아니 더 짧게 5년으로 분리해야 서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건 아닐지 의심할 정도로 세월의 흐름과 변화는 너무도 빨라 따라가기에 숨이 찹니다. 직접 만지고 갖고 다녀야하는 작고 사소한 전자기기의 변화에 대해서도 겁이 덜컥 나는데 보이지도 만지지도 못하는 생각의 변화에 대해서는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전화기를 예를 들면 무조건 전원을 켜고 아무 버튼이나 눌러보고 시행시켜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설명서는 뭐라하는지 말만 어렵습니다. 만지다가 원하는 대로 안되면 그냥 무작정 꾸~욱 눌러서 껐다가 다시 켭니다. 새로 시작하는 겁니다. 그것도 무섭습니다.

간만에 비싸게 주고 산 기계를 망가뜨릴까 겁이 납니다. 겁 없는 애들한테 시켜봅니다. 어라! 조그만 손으로 몇 분 만지작하더니 작동이 잘 됩니다. 아이는 기특하지만 내가 바보처럼 느껴집니다. 아이가 쉽게 한 것도 내가 하면 다시 안 되는 것은 기계 탓입니다. 헛웃음이 납니다.

'보이는 것이 전부다'라고 했던 때, 겁도 없고 무조건 고를 외치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보이는 것도 믿을 수가 없고 믿으라고 해도 의심이 가는 요즘 세상에 아이들을 내놓기가 무섭습니다. 부모님도 나를 이 세상에 내놓을 때 겁이 많이 나셨겠지요. 그래도 믿는 마음으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줘보기도 하고 야단도 치며, 시행착오를 통해 나를 위한 세상의 문을 열어 놓으셨습니다.

이 험한 세상 어떻게 살아가려고 이러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무조건 부딪혀보고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면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겠지요. 나쁜 일이 생기면 내 생각의 버튼을 꾹 눌러서 꺼봅니다. 꾸~우~욱 눌러서 다시 켭니다. 생각으로만 겁내지 말고 껐다가 다시 켜는 행동으로 나를 격려합니다. 그냥 그저 그냥 내 생각대로 내 행동에 책임지면서 이 세상에 일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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