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생활체육회 장영숙(52) 사무국장이 시어머니의 팔순잔치를 독거노인을 위한 짜장면 나눔 행사로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장 국장은 지난해부터 시어머니 조정순 여사의 팔순잔치를 고민하다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 부조를 받지 않기로 했다. 평소 시어머니가 경로당을 자주 이용한다는 점에 착안, 장 국장은 시어머니에게 또래 어르신들과의 자리를 마련해 드리기로 마음을 먹었다.

장 국장은 "시어머니께 팔순 잔치를 짜장면 나눔 행사로 하는 것이 어떻냐고 상의를 드렸더니 흔쾌히 승낙하셨다"고 전했다. 마을 경로당을 돌아다니며 어르신들에게 행사 취지를 설명드리며 안내장을 돌렸다. 가족을 제외한 친인척에게는 팔순잔치를 알리지 않았다.

장 국장은 "시어머니의 형제자매는 모두 돌아가셨고, 타지에서 생활하는 먼 친척들을 초대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중앙초등학교 급식소에는 학성동 어르신 120여명이 참석해 짜장면으로 맛있는 점심식사를 했다. 짜장면 봉사로 유명한 김영문 씨도 참석해 나눔의 손길을 보탰다.

장 국장의 남편 이성재(56) 씨와 두 자녀도 한복이 아닌 앞치마를 두르고 음료수와 짜장면을 배달했다. 장 국장은 "이날 시어머니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고 며느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셨다"고 말했다. 장 국장은 시어머니 팔순잔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고, 시어머니의 기쁨도 두 배로 드렸을 뿐만 아니라 독거어르신을 위한 나눔 봉사에 참여하는 일석 삼조의 효과를 거뒀다.

장 국장은 "시어머니를 위한 진정성이 이웃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며 "6년 남은 친정어머니 팔순잔치도 이같이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