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농어촌건설운동 우수마을로 선정된 뒤 사후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효과 반감은 물론 막대한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999년 강원도가 새농어촌건설운동을 시작한 이래 원주에서는 18개 마을이 우수마을에 선정됐다. 2000년 지정면 가곡1리부터 올해 선정된 귀래면 귀래3리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원주에서 우수마을에 이름을 올렸으며, 2002·2006·2008·2011년에는 2개 마을씩 선정됐다.

우수마을에는 2011년까지 5억원, 이후 3억원씩 18개 마을에 모두 86억원의 혁신역량사업비가 지원됐다. 도내 타 지역에 비해 새농어촌건설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된 건 원주시가 우수마을에서 탈락한 마을에 5천만원씩 지원하며 재도전을 독려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우수마을 중 '새농어촌건설운동 효과'를 누리는 곳은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역량이 높은 마을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세금이 낭비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새농어촌건설운동 추진단장을 맡았던 A 씨는 "운동을 추진할 당시에는 원주시가 컨설팅을 실시하는 등 적극 개입했지만 선정 이후에는 마을에서 알아서 하도록 했다"면서 "원주시가 나몰라라 하는데 제대로 운영될 리 있겠냐"고 지적했다.

B마을은 혁신역량사업비로 농산물 가공시설을 설치했으나 김장철 절임배추 가공 이외에는 시설을 방치하는 실정이다. C마을의 경우에는 이장이 바뀐 뒤 마을에서 역점적으로 추진한 농촌체험을 위한 방문객 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자매결연을 맺은 기관·기업체와의 연결고리가 단절된 영향이 크다고 마을주민은 전했다.

원주시는 우수마을 선정에 촛점을 맞춰 행정력을 집중할 뿐 선정 이후에는 방치하는 상황이다. 새농어촌건설운동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마을주민들의 체질이 개선됐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령화 등으로 이미 동력을 상실한 농촌마을에 전적으로 운영을 맡긴다는 건 직무유기라는 지적이다. A 씨는 "교수, 공무원 등으로 자문단을 구성해 우수마을별로 발전전략을 수립하도록 돕고,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주민 의지를 부채질 해야만 세금을 투입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강원도는 작년부터 우수마을에 1차로 3억원을 지급한 뒤 2년 뒤 재평가를 통해 1억∼3억원을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우수마을에 선정된 부론면 정산2리는 내년에 재평가를 받아 2차 사업비를 지급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