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3학년 어린이가 올 한해 지역 안팎에서 열린 각종 백일장에서 여덟차례나 입상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구곡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김혜령(10) 양이 그 주인공이다.

김 양은 지난 5월 원주청소년백일장에서 차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임윤지당백일장 장원, 6월 청주직지전국시조백일장 장원, 7월 운곡학생백일장 차하, 8월 충청남도 전국학생 은사에게 편지쓰기 공모전 최우수상과 구인사 전국학생 동시백일장 금상, 9월 대전한밭백일장 차하, 10월 전국 세종백일장 금상 등 올해 전국에서 열린 크고작은 백일장에서 본상만 8회를 수상했다.

8회의 본상을 수상하는 동안 장원과 최우수상, 금상 등 대회 최고상을 5회나 차지했으며 동시, 동시조, 편지글 등 장르에 구분없이 돋보이는 글솜씨를 발휘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김 양이 본격적인 문학 공부를 시작한 것은 불과 1년이 되질 않는다. 평소 책을 즐겨읽는 김 양을 눈여겨 본 엄마의 권유로 3학년에 진학한 지난 3월부터 교내 방과후교실인 글쓰기반에서 매주 2회 지도를 받고 있다. 다독을 통해 쌓인 기반에 원고지 쓰는법부터 동시, 동시조, 산문의 형식과 운율 등 기초교육이 더해지자 감춰진 재능이 빛을 발했다.

어머니 곽진화(41) 씨는 "책을 많이 읽는 혜령이가 자신이 읽은 책을 소화하고 표현력이 풍부해질 것을 기대해 글짓기반을 권유했었다"며 "본인이 좋아하기도 하지만 좋은 선생님을 만나 이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구곡초교 글쓰기반을 지도하는 류각현 원주문협 회장은 "혜령이는 5~6학년 언니·오빠들보다 순발력과 표현력, 단어선택이 뛰어나다"며 "책을 즐겨읽는 습관이 몸에 배어있었기에 가능한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 책만 펴들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열중하는 김 양은 방학 때면 학교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한다. 구곡초교에서 운영하는 어린이 독서통장에는 김 양이 2학년때부터 지금까지 읽은 450여권의 도서목록이 빼곡히 기록돼 있다. 내년에는 원주교육청 문학영재반에 들어가 보다 깊이있는 문학공부를 계획하고 있다.

김 양의 꿈은 의상디자이너가 되는 것. 하지만 디자이너를 하면서도 책을 가까이하고 시를 계속 쓰고 싶다고 했다. 책을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등장인물의 행동과 대화에 빠져들게 되고 기쁨과 슬픔 등 책 속의 감정이 그대로 느껴진다는 김 양은 "원고지를 마주할 때마다 내가 잊고 지낸 과거의 기억이나 친구들과의 추억이 떠올라 글을 쓰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개인사업을 하는 김병석(44) 씨와 곽진화(41) 씨의 2녀 중 장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