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들의 뽕잎 채취 현장. 양잠농가수는 2010년 5농가에서 올해 32농가로 증가했고 뽕나무 재배면적도 지난해 9ha, 올해 26ha로 늘었다.

1960~1970년대 국내 양잠산업은 전국 밭 면적의 10%인 9만ha에 이르는 뽕밭이 있을 정도로 활성화돼 있었다. 그러나 급속한 공업화로 인한 임금상승과 노동력 부족, 중국산 저가 누에고치 수입 등으로 생산기반이 무너졌다.

1990년 중반 양잠산업은 입는 양잠산업에서 기능성 양잠산업으로 변화를 꾀했고, 웰빙문화와 맞물려 오디 수요 증가, 누에 가루 등 기능성 식품의 인기에 힘입어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부각됐다. 호저면 고산리에 있는 고니골농장은 시대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4대째 누에를 키우고 있는 전통양잠농가다.

현재 원주한지양잠클러스터사업단 단장을 맡고 있는 조영준 씨가 바로 그 주인공. 조 단장은 "양잠농업에 희망을 버리지 않고 누에와 오디를 이용한 양잠산물 제품을 생산해 왔다"고 말했다.

원주는 예로부터 연간 2천상자 이상 누에를 사육하는 잠사회사가 있었던 곳으로 강원도 양잠의 중심지역이었다. 고니골농장은 1994년 강원도 최초의 원주시 잠업종합단지로 지정돼 양잠업을 이어온 전통성으로 2010년 농림수산식품부 향토산업육성사업에 선정됐다.

뽕잎·오디·누에를 이용, 뽕나무 숲에서 먹고, 바르고,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양잠산물을 테마로 생산, 가공, 유통, 농촌체험관광의 6차 산업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도시와 농촌, 소비자와 생산자, 나아가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소통의 창조공간으로 바뀌었으며, 양잠산물을 이용한 각종 상품화를 통해 원주의 대표 향토산업으로 발전을 꾀하고 있다.

▲ 한지양잠클러스터사업단장.

양잠농업인들의 피와 땀

원주 양잠산업은 농가 소득증대는 물론 원주시 특산품으로서 큰 역할을 담당해 왔다. 지난해 농림수산식품부 향토산업육성사업 평가 결과 원주 양잠산업은 매출액 4억8천여만원, 22개의 일자리, 참여농가 소득 1천400만원, 연간 방문객 9천800명으로 해마다 증가추세에 있다.

이러한 결과가 있기까지 양잠농업인들의 피와 땀이 있었다. 오디·뽕에 대한 소비시장 변화와 기능성 건강식품의 수요증가에 부응해 뽕·누에 가공품에 대한 판매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었기에 원주 양잠농업인들은 산업화의 시급성을 인식했다.

양잠농업인 스스로 2009년 10월 원주양잠테마단지조성사업 추진단을 구성하고 양잠산물 생산농가회를 조직해 운영했다. 호저 뽕나무재배단지, 고니골농장 뽕잎축제, 원주양잠관련 생산제품 등은 양잠농업인들의 피와 땀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부흥에 힘입어 양잠농가수는 2010년 5농가에서 올해 32농가로 증가했고, 뽕나무 재배면적도 지난해 9ha, 올해 26ha로 늘었다.
　
2·3차 산업을 통한 양잠산업 강화

양잠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기능성 상품개발이 필요했다. 지역성과 상품성을 강조한 통합 브랜드 개발과 캐릭터 개발도 필요했다. 이로 인해 '고니골'이라는 브랜드와 '고니'라는 캐릭터가 탄생했다. 기존 양잠농가와의 차별화를 위해 제품별 패키지 디자인을 적용했고, 소비자 중심의 포장재도 개발했다.

이후 뽕잎미용비누, 누에미용비누 등 제품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뽕잎닭가슴살, 뽕잎주먹밥, 뽕잎김치만두, 뽕잎자반, 뽕잎식혜, 양잠산물을 이용한 떡, 뽕잎황태 등의 먹거리를 개발했다. 또한 원주가 뽕잎나물의 국내 최대 생산지임에 착안, 뽕잎나무 소비촉진을 위해 '치악산 뽕잎나물밥'을 원주 대표음식으로 개발할 것을 제안했고, 2011년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판매 활성화를 위해 원주한지양잠클러스터사업단에서는 뽕잎전문음식점을 운영했다. 상품개발과 양잠을 테마로 6차 산업화한 국내 최초의 양잠테마단지를 조성했다. 지리적 특성과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먹거리, 즐길거리, 볼거리, 체험거리가 있는 테마공간을 조성했다.

매년 뽕잎나물 축제, 양잠산물 축제, 고니골 소비자초청 만남의 날 행사, 웰빙산물 먹거리 축제 등을 개최하면서 축제별 테마에 맞춘 체험프로그램과 상설 체험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 잠산물을 이용해 개발한 다양한 기능성 제품들.

6차 산업을 통해 자립화를 꿈꾸다

내년부터는 향토산업육성사업 지원이 만료됨에 따라 원주한지양잠클러스터사업단은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필요로 하게 됐다. 정부 지원없이 자립화를 도모해야 하는 것. 사업단은 지속가능한 사업화를 위해 여러 가지 대안을 모색해 왔다.

조종복 사무국장은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운영으로 체계를 변화하고 소프트웨어 강화에 노력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사업단은 지난해와 올해 어린이집 원생들을 대상으로 체험형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유치원, 초등학교, 일반인들에게 월별, 계절별, 성별에 따른 체험 메뉴화작업을 진행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축제 참가자들의 지속적 참가를 위해 도·농교류한마당도 열었다.

조영준 단장은 "소비자 활용방안을 통해 연 2만명 이상 체험관광객을 확보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원주 양잠테마단지 '고니골'은 한국 양잠농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농가차원에서 출발해 집단화를 이뤘고 농가소득에도 큰 보탬이 되고 있다. 2014년에는 원주시에서 10ha에 이르는 뽕나무를 지원할 예정이다. 조종복 사무국장은 "민·관·학이 이룬 최초의 성공사례로 지속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6일에는 원주양잠테마단지 고니골 양잠체험관에서 양잠산업 활성화를 위한 산업화 전략세미나가 개최될 예정이다. ▷문의: 766-0207(원주한지양잠클러스터사업단)

 박성준 기자
poea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