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집 가는 길은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할머니가 나를 행복하게 만드시는 것처럼 물풀도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할머니집 가는 길에 처음으로 나를 반기는 건 강가에 있는 갈대이다. 갈대가 살랑살랑 흔들리는 모습이 마치 나를 보고 손을 흔들며 반겨주는 것 같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밭은 파도의 모습 같기도 하고, 벼가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 같기도 하다.

우리는 차에서 내려 자세히 보았다. 대나무에 벼 이삭이 달려있는 것 같았다. 갈대를 한번 흔들어 보았더니, 눈송이가 내리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이 신기했다. 주변에는 갈대와 친구인 물풀들이 많이 있었다. 갈대가 외롭지 않아 다행이다. 하지만 나는 너무나도 깜짝 놀랐다. 죽은 갈대들을 봤기 때문이다. 힘이 없고, 쓰러져 있는 갈대를 보니, 내 마음이 너무 아팠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와 함부로 갈대를 밟고 간 탓인 것 같다. 나는 주변에 있는 쓰레기를 주웠다. 그러고 나니, 한결 마음이 좋아졌다. 앞으로도 계속 갈대와 다른 물풀들을 위하여 할머니네 집에 갈 때마다 들려가야겠다.

마지막으로 나는 갈대와 키도 재 보았다. 키가 나보다 큰 갈대가 많았다. 아마도 밥을 많이 먹어서 키가 큰 모양이다. 나도 열심히 골고루 잘 먹어서 갈대보다 키가 더 커지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래서 내가 키가 더 커지고 어른이 되어도 할머니도 나를 오래오래 반겨주고, 갈대도 오래오래 반겨 주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나에게 행복을 준 갈대에게 인사를 하였다. 고맙다고, 잘 있으라고…….